김성근(75) 한화 감독은 올 시즌이 3년 계약 마지막 해다. 지난 두 시즌에서 이루지 못했던 포스트시즌 진출이 당면과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거 '계약 마지막해 징크스'를 반복해선 안 된다. 마지막해에는 구단과 갈등 관계가 표출되거나 중도 퇴진한 징크스가 있다.
김성근 감독은 한화 사령탑을 맡기 전까지 OB(1984~88년), 태평양(1989~90년), 삼성(1991~92년), 쌍방울(1996~99년), LG(2001~02년), SK(2007~11년)까지 6개팀에서 지휘했다.
태평양, 쌍방울과 같은 약체 팀을 맡아 단숨에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기는 성과를 내고, SK의 한국시리즈 3회 우승을 달성했다. OB와 쌍방울, SK에서 한 차례씩 재계약을 했으나, 끝에는 중도 퇴진으로 좋지 못했다.
김 감독은 OB 감독이던 1988년 시즌 도중 구단과 재계약 문제가 불거졌고, 결국 시즌 후반 구단과 감독간의 재계약 포기가 알려졌다. 팀은 전기리그 3위에 그쳤고, 재계약 포기 사실이 알려진 후 후기리그도 5위로 끝났다.
OB를 떠나고 곧바로 태평양으로 팀을 옮긴 김 감독은 1989년 하위권이던 태평양을 3위로 이끌며 구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계약 마지막 해인 1990년에는 5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고, 태평양은 재계약을 제안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쉼없이 1991년 삼성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첫 해 3위를 했으나, 1992년 4위로 성적이 떨어졌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롯데에 2패로 탈락하며 삼성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1996년 김 감독은 쌍방울을 지위해 만년 하위권이던 팀을 정규시즌 2위 돌풍을 일으켰다. 1997년에도 3위를 차지했으나, 1998년 IMF 여파로 모기업 쌍방울이 재정난에 시달렸다. 주축 선수의 현금 트레이드로 팀 전력이 약화됐다. 결국 1999년 전반기 매직리그 4위(최하위)에 머물면서 올스타 휴식기 때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됐다.
LG 감독 시절인 2002년에는 한국시리즈 준우승 성과에도 불구하고 재계약이 아닌 경질 아픔을 겪었다. 프런트와의 갈등 관계로 인해 3년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준우승 이후 해임 됐다.
3차례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SK에서도 마지막은 좋은 모습이 아니었다. 두 번째 임기(3년) 마지막 시즌인 2011시즌 도중 재계약을 놓고 프런트와 불협화음이 터져 나왔다. 결국 여름(8월)에 김 감독이 시즌 종료 후 자진 사임 의사를 밝히자, 구단은 곧바로 김 감독을 경질시켰다.
한화는 올 시즌 박종훈 신임 단장 체제에서 김 감독의 권한은 지난해와 달리 축소됐다. 2군 운영, 선수 육성 등에서는 프런트가 전면에 나서고, 김 감독은 1군의 성적에 집중한다. 갈등의 여지를 안고 2017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계약 마지막해 포스트시즌 진출을 자신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챔피언 두산이 최강으로 평가받고, KIA와 LG, NC, 넥센 등 지난해 상위권팀들의 전력이 좋아지거나 크게 이탈이 없다. 한화는 외국인 투수 2명은 아직 영입 전 단계, 투수진에 재활 선수들이 많아 고민거리가 많다. 김성근 감독이 유종의 미를 거두며 과거 징크스를 반복하지 않을 지 주목된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