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대표팀 발탁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을 했다".
허경민(27, 두산 베어스)에게 2017년은 예년보다 바쁜 해다. 2017 KBO 리그 개막이 3월 31일로 멀었지만, 3월 초부터 개막하는 WBC에 참가하기 때문이다. WBC에 맞춰서 몸을 만들어야 하는 허경민은 해가 바뀌자마자 잠실야구장에 나와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다른 선수들보다 1달을 먼저 시즌을 시작하는 셈이다. 당연히 몸의 리듬도 한 달을 당겨야 한다. 그러나 쉽지 않다. 허경민은 "아직 베테랑이 아니라 페이스 조절에 대해 잘 모른다. 그래도 마음 먹기 만큼은 예년에 비해 빨리 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러모로 어려움은 있다. 그러나 훈련에 임하는 허경민의 자세가 긍정적이라는 점은 WBC를 준비하는데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마음 만큼 실천도 빠르다. 허경민은 지난달에도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고 휘문고와 실내 훈련장을 오가며 일찌감치 준비에 돌입했다.
허경민이 태극마크를 단 것은 처음이 아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한국 야구 전체를 대표한 것은 2015년 프리미어12부터라고 할 수 있다. 당시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큰 힘을 보탠 허경민은 부상을 당한 박석민의 대체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2015년 전체 성적은 물론 한국 시리즈에서도 호성적을 낸 만큼 어느 정도 이해가 됐던 프리미어12 대표팀 발탁이다. 그러나 WBC 대표팀에 허경민의 이름이 포함된 건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 있다. 3루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 중에서 허경민보다 좋은 성적을 낸 선수들이 여럿 있었기 때문이다.
허경민도 처음에는 같은 생각이었다. 그는 "좋은 선수들이 있는데 내가 뽑혔다. 지금도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처음에는 대표팀 발탁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마음을 바꿨다. 허경민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본다. 나에게 맞는 역할이 있고, 그 역할을 수행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마음을 고쳐먹은 만큼 대회에 임하는 각오도 남다르다. 허경민은 "대회가 크고 작은 것에 상관없이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면 큰 사명감이 생긴다. WBC에 비하면 규모가 작은 대륙간컵에 출전했을 때도 나라를 대표하는 만큼 책임감이 컸다"며 국가를 대표해 나서는 WBC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sportsh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