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F 유력’ 로드리게스, 포수 바늘구멍 뚫는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1.08 05: 53

미 야구 관계자들의 ‘꿈’이나 다름없는 명예의 전당(이하 HOF)은 사실 포수들에게 그리 호의적인 무대가 아니다. 시대를 막론하고 포수들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지만, 그에 비하면 입성자가 적고 입성이 까다롭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투표를 통과해 HOF에 헌액된 포수는 역대 9명에 불과하다. 매년 투표가 실시되는 현행 제도로 바뀐 1966년 이후로는 단 6명이다. 로이 캄파넬라(1969년), 요기 베라(1972년), 조니 벤치(1989년), 칼튼 피스크(2000년), 게리 카터(2003년), 마이크 피아자(2016년)가 그 바늘구멍을 뚫은 주인공들이다. 베라 이후 벤치까지 17년, 벤치 이후 피스크까지 11년 동안 포수들은 투표에서 철저히 소외됐다.
몇몇 이유가 있다. 21세기가 오기 전만 해도 공격에 비해 수비력은 객관적인 ‘숫자’로 나타나기 힘들었다. 이는 수비력에서 대단히 뛰어난 평가를 받았던 포수들의 인상을 깎아내렸다. 여기에 포수는 공격에서 월등한 수치를 기록하기 힘들다. 매년 10명에게만 투표할 수 있는 현행 시스템에서 숫자로 실적이 드러나지 않다보니 아무래도 우선순위가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올해는 한 명의 포수가 HOF에 오를 것이 유력시된다. 그것도 자격 첫 해에 대업을 이룰 가능성이 높다. 바로 ‘퍼지’라는 애칭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은 이반 로드리게스(46)다. 현지 기자들의 투표 결과가 170명 정도 공개된 상황에서 로드리게스는 꾸준히 80~85% 정도의 지지율을 얻고 있다. 최종 결과가 이보다 조금 낮다는 일반적인 특성을 고려해도 입성 기준인 75%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
푸에르토리코 출신으로 1991년 텍사스에서 MLB에 데뷔한 로드리게스는 MLB 통산 2543경기에서 타율 2할9푼6리, OPS(출루율+장타율) 0.798, 311홈런, 1332타점을 기록한 공·수 겸장의 포수였다. 1999년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를 비롯, 올스타 14회, 실버슬러거 7회를 수상했다. 놀라운 것은 그가 차지한 골드글러브의 숫자다. 1992년 첫 수상 후 10년 연속 골드글러브를 따낸 로드리게스는 통산 13번의 골드글러브 수상으로 역사에 남았다.
최고의 강견을 자랑했던 로드리게스는 1999년 20홈런-20도루를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 로드리게스는 스스로 25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는데, 한 시즌 동안 도루 허용은 단 34개에 불과했으며 도루 저지만 41번을 했다. 종합적으로 봤을 때 포수가 이런 기록을 만들어내기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아직도 팬들에게 강한 인상으로 남아있다.
그는 현역 시절 팬들은 물론 기자들에게도 비교적 인기가 많은 선수였다. 한때 약물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물증이 드러난 것은 없어 이도 HOF행에 별다른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HOF에 입성한다면 로드리게스는 그의 친정팀이자 전성기를 함께 한 텍사스의 모자를 쓸 것이 확실시된다. 한편으로는 1년차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동시대 리그를 양분했던 피아자(82.95%)의 득표율을 넘어설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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