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 외인 영입, "미국도 투수 없다" 아우성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1.07 06: 00

외인 선수 9명 아직 공석, 투수만 7명  
미국도 투수난, 갈수록 심화되는 경쟁
하염없이 기다린다. KBO리그 팀들의 외국인선수 영입이 장기화되고 있다. 

새해가 밝았지만 외국인선수 영입은 지지부진하다. 절반 넘는 팀들이 외국인선수 구성을 완료하지 못했다. 넥센·LG·KIA·SK가 3명의 선수와 모두 계약한 가운데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와 재계약만 남겨놓고 있다. 나머지 5개팀들은 아직 미완이다. 한화·롯데·삼성이 2명, NC·kt가 1명씩 공석이다. 
아직 니퍼트와 계약을 완료하지 못한 두산까지 포함하면 총 9명의 외국인선수 자리가 비어있다. 지난해 1월7일 기준으로는 한화 2명, 두산 1명, LG 1명 미계약으로 외인 빈자리는 4명뿐이었다. 1년 만에 두 배 넘게 빈자리가 늘었다. 올해부터 스프링캠프가 2월1일부터 시작돼 보름 정도 시간적 여유는 생겼지만 대체로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선수 부족, 결정적으로 투수난이다. 계약이 완료되지 않은 9자리 중 7자리가 투수의 몫이다. 모 구단 관계자는 "선수가 없다. 미국도 투수들이 부족하다고 난리다. 타고투저인 우리나라에서 버틸 만한 수준의 투수가 많지 않다. 미국도 전체적으로 투수 부족을 겪고 있는 영향인지 한 명의 선수라도 더 잡으려 한다"고 쉽지 않은 분위기를 전했다. 메이저리그 FA 시장에도 올 겨울에는 유난히 선발투수가 부족하다. 
또 다른 관계자는 "통할 만한 수준의 선수들은 대부분이 40인 로스터에 있어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놓아주지 않는다. 바이아웃 금액도 크게 부른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때문에 최근 2년간 NC에서 뛰었던 재크 스튜어트의 주가가 크게 치솟기도 했다. 그런데 스튜어트마저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계약, 메이저리그 재도전에 나섰다. 스튜어트는 스플릿 계약이지만 25인 로스터 제외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조항이 포함되는 등 상당히 좋은 조건으로 계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시장 상황은 선수들로 하여금 다시 한 번 미국 무대에서 부딪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 미련이 남은 선수들에게 오퍼가 계속 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선수 영입에 있어 돈이 중요한 요소인 것은 맞지만 절대적인 요소로 작용하진 않는다. 메이저리그 꿈을 쫓는 선수들이 많다. 올해는 유난히 더 그렇다"고 밝혔다. 
일본프로야구의 노선 변경도 빼놓을 수 없는 악재다. 일본 구단들은 메이저리그에서 이름이 알려진 거물급 선수가 아닌 이상 첫 계약부터 거액을 안겨주진 않는다. 그런데 올해는 국내 구단들이 눈여겨보던 필 클라인에게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가 130만 달러를 투자하는 등 노선이 바뀌었다. 지난 몇 년간 국내 구단들의 베팅에 선수를 놓쳤던 일본 구단들고 더 세게 부르고 있다. 경쟁이 심화된 것이다. 
악재가 겹친 시장 상황에서 구단들의 기다림은 점점 길어지고 있다. 2월 캠프 시작 전까지 마치는 게 최상이지만 2월 이후 메이저리그 스프링 트레이닝 초청선수에서 탈락하는 선수들을 노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다만 이는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 지난해 한화와 LG가 각각 3~4월 개막 시점에 알렉스 마에스트리와 스캇 코프랜드를 뒤늦게 영입했지만 모두 중도 퇴출의 쓴잔을 들이킨 바 있다. 
시간은 흐르는데 진척은 되지 않는다. 시즌 농사를 좌우할 외국인선수 영입 작업에 KBO리그 구단들의 한숨과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waw@osen.co.kr
[사진] 스튜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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