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에이스 김광현(29)의 팔꿈치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이제 짧게는 10개월, 길게는 2년을 내다본 재활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SK는 구단 차원에서 촉각을 기울이며 향후 프로그램을 다듬고 있다.
팔꿈치 내측측부인대(MCL) 손상으로 수술을 결정한 김광현은 5일 일본 요코하마 미나미공제병원에서 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았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김광현의 수술을 맡은 집도의는 “수술이 잘 됐다”고 전했다. 김광현도 수술 후 구단 관계자에게 “기분은 괜찮다”라면서 안도감을 드러냈다.
인대 손상 상황에 따라 수술이 까다롭거나, 막상 ‘열어보면’ 전망이 어두운 경우도 있다. 그러나 김광현의 실제 상태는 검진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 관계자는 “수술 과정에서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고 전했다. 때문에 당초 예상했던 재활 기간(10개월)이 비극적으로 길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김광현은 조만간 한국으로 들어와 절대 안정 속에 1월을 보낸다. 이후 1월말 혹은 2월 일본으로 가 수술 상태에 대한 점검을 받고, 문제가 없다면 본격적인 재활을 시작한다. 재활이 어떤 일정으로 진행될지는 2월 검진 결과에 따라 맞춰 결정된다. 재활 장소도 아직은 미정이다. 선수 의견을 존중해 최종 판단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SK는 김광현의 수술 당시부터 “복귀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자칫 잘못하다 무리하면 다시 탈이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왕 수술을 선택한 것, 최대한 안정적으로 재활을 진행해 향후 김광현의 야구 인생에 걸림돌을 만들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재활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김광현의 복귀 시점은 2018년 개막을 조준할 전망이다.
다만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2018년도 절대 주의하겠다는 것이 SK의 계획이다. SK의 한 관계자는 “팔꿈치 수술 후 2년은 조심해야 한다. 2018년은 수술 후 적응 기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등판 간격이나 소화 이닝을 조절한다는 계획이 이미 수립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술을 한 팔꿈치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천천히 페이스를 끌어올릴 전망이다. 시즌 중 휴식을 주거나, 계획된 이닝이 넘어가면 이른바 ‘셧다운’(강제 시즌 종료)을 시키는 방안도 종합적으로 검토될 공산이 크다.
김광현은 2007년 데뷔 후 1군 통산 242경기에서 108승을 거둔 SK의 에이스이자 상징이다. 부상 때문에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는 손해를 봤지만 어쨌든 4년 85억 원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도 보장받았다. 이 금액에는 수술 후 ‘건강한’ 김광현에 대한 구단의 기대치가 깔려 있다. 김광현은 내년에 복귀해도 만 30세의 투수다. 아직은 전성기에 있을 나이다. 서두르지 않겠다는 SK의 판단이 절대적으로 옳은 이유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