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즐비한 10년차 장수 외국인선수
쿼터 제한된 KBO리그엔 먼나라 이야기
장수 외국인선수, 10년차도 볼 수 있을까.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는 지난 5일 투수 제이슨 스탠드리지와 재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스탠드리지는 2007년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시작으로 한신 타이거즈를 거쳐 10년째 일본에서 몸담게 됐다. 2009년 한 해를 빼고 실질적으로는 9시즌이지만 거의 10년 가깝게 일본에서 장기 활약 중이다.
지난 1936년 출범 때부터 외국인선수가 존재한 일본프로야구엔 10년 이상 장수 선수들이 꽤 많았다. 일본 '베이스볼킹'은 6일 10년 이상 뛴 외국인선수로 투수 대만 출신 곽원치(16년), 쉬밍지에(14년), 궈타이위안(13년), 브라이언 시코스키(11년), 야수 터피 로즈(13년), 알렉스 라미레스(13년), 알렉스 카브레라(12년), 레온 리(11년), 레론 리(11년), 호세 페르난데스(11년), 부머 웰스(10년) 등이 있었다고 전했다.
반면 KBO리그 최장수 외국인선수는 7년이다. 지난 1999년 한화에 트라이아웃으로 입단한 외야수 제이 데이비스가 2003년 한 해를 제외하고 2006년까지 7시즌을 뛴 것이 최다기록으로 남아있다. 30세에 처음 한국 땅을 밟은 뒤 37세 시즌을 끝으로 떠났다.
두산과 재계약이 유력한 더스틴 니퍼트도 20대 끝물이었던 지난 2011년 처음 KBO리그에 발을 디뎠다. 어느덧 6년의 세월이 흘러 30대 중반을 넘어선 니퍼트는 올 시즌을 마치면 다니엘 리오스(6년)를 넘어 최장수 외국인 투수 기록을 새로 장식하게 된다.
이외에도 앤디 밴헤켄(넥센)이 2012년을 시작으로 6년차 시즌을 맞이하게 되며 헨리 소사(LG)도 KIA·넥센을 거쳐 6번째 시즌을 앞뒀다. 에릭 해커(NC)는 팀의 1군 진입 첫 해부터 올해까지 5년을 함께한다. 5년을 넘은 현재 진행형 장수 외국인선수들이 많다.
그러나 이 선수들이 10년을 채우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 MVP에 빛나는 니퍼트는 올해 36세가 됐다. 10년을 채우기 위해선 올해 포함 4년을 더 뛰어야 한다. 부상 리스크를 안고 있는 니퍼트에게는 앞으로 매년이 시험 무대와 같다. 벤헤켄도 어느새 38세 노장이며 해커 역시 34세다. 소사가 그나마 32세로 가장 젊은 편에 속하지만 기량 유지가 관건이다.
일본과 한국의 가장 큰 차이는 외국인선수 보유 숫자에서 찾을 수 있다. 일본은 1군 출전이 4명으로 제한돼 있을 뿐 보유 숫자는 무제한이다. 1995년까지는 3명으로 제한돼 있었지만 1996년부터 제한을 풀었다. 외국인선수 쿼터에 여유가 있기 때문에 외국인선수들의 수명이 길다. 게다가 일본에서 8시즌을 뛰면 자국선수와 같은 대우를 받을 수 있어 외국인선수 쿼터에 제외되는 등 제도가 유연해 실력만 받쳐주면 장수할 수 있다.
반면 KBO리그는 2014년부터 외국인선수가 3명 보유, 2명 출전으로 제한돼 있다. 외국인선수 1명의 비중이 매우 큰 리그 특성상 구단은 선수의 부상 또는 부진에 기다려줄 여유가 없다. 매년 건강함과 경쟁력을 증명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제도 변화가 없다면 일본처럼 10년차 장수 외국인선수를 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waw@osen.co.kr
[사진] 데이비스-니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