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돗토리 3인방, 2017년 비상 꿈꾼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1.06 10: 29

SK의 87년생 동기들인 김성현 이명기 최승준은 오프시즌 동안 한몸과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 평소부터 친한 이들은 지난해 해외 전지훈련을 함께 하며 뭉쳤다. 새해에는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 출근해 역시 같이 운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말 연말 휴가도 반납하고 일본 돗토리현으로 떠났다. 보름 정도 체류하며 땀을 흘렸다. 예상보다 찬 날씨가 걸림돌이기는 했지만 실내에서 할 수 있는 훈련은 모두 하며 2017년을 대비했다. 웨이트트레이닝은 물론 유연성 운동까지 병행했다. 세 선수 모두 지난해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았던 만큼 회복 훈련에도 중점을 뒀다. 그렇게 훈련을 마무리하고 돌아오니 어느덧 2017년이 밝아 있었다.
모두 아쉬움이 남았던 2016년이었다. 팀 부동의 리드오프로 주목받았던 이명기는 지난해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200안타를 칠 수 있는 재능을 갖췄다”라던 이명기는 좀처럼 방망이에 제대로 맞는 타구가 없었다. 어쩌다 잘 맞으면 야수 정면으로 갔다. 1·2군을 들락날락했고 결국 99경기에서 타율 2할7푼2리에 머물렀다. 코칭스태프조차 이유를 명확히 설명하기 어려운 어려운 부진이었다.

정상호의 보상선수로 SK 유니폼을 입은 최승준은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6월에만 홈런 11방을 때리며 리그 MVP에 올랐던 최승준은 7월 초까지도 좋은 페이스를 이어가며 첫 20홈런 고지에 1개를 남겼다. 그러나 7월 20일 마산 NC전에서 타격 후 1루로 뛰다 넘어져 무릎에 큰 부상을 당했다. 좋았던 흐름은 부상으로 완전히 끊겼다. 주전 2루수로 맹활약한 김성현도 수비에서는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시즌을 보냈다.
이처럼 세 선수 모두 2017년에 대한 동기부여가 충만하다. 연말의 들뜬 분위기를 최대한 다잡기 위해 일본으로 떠난 직접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목표는 ‘비상’이다. 저마다 조금씩 분위기가 다르기는 하지만 올해는 자신들의 가치를 완벽하게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똘똘 뭉쳐있다. 훈련 분위기가 화기애애하면서도 마냥 가볍지는 않은 이유다.
김성현은 '수비'에 대한 꼬리표를 떼고 싶어한다. 여전히 유격수에 대한 미련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2루에서는 남부럽지 않은 수비력을 보여줬지만 이상하게 유격수로만 가면 모든 게 꼬였다. 결국 SK는 올해도 외국인 타자를 내야 자원(대니 워스)으로 뽑았다. 지난해 좋지 않았던 발목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김성현은 “2루에 고정됐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코칭스태프에 유격수 훈련도 병행할 수 있도록 건의할 생각”이라고 의욕을 드러냈다.
이명기는 부활을 노린다. 이명기는 지난해 “작년에 체중을 불리고 좀 더 힘 있는 타구를 만들어내는 야구를 해보려고 했다. 체중을 불렸는데 공이 중심에 맞지 않고 몸이 둔해진 느낌을 받았다. 올해는 체중을 조금씩 빼며 예전으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 중”이라면서 “지난해는 준비를 안일하게 했었다. 심리적으로도 쫓기다보니 내 야구를 못했다. 타격에 대한 자신감은 항상 있으니 연습량을 늘리고 정경배 코치님과도 상의를 해가며 배우려고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지난해 부상이 마냥 아쉬운 최승준은 초심을 강조한다. 최승준은 “현재 무릎 상태는 80% 정도까지 올라왔다. 지난해는 시즌을 준비했던 것 자체가 예년과 달랐던 것 같다. 작년과 같은 마음가짐으로 시즌을 준비하려고 생각 중이다”면서 “좋은 것만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삼진에 대한 두려움 없이 장점을 살리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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