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등 수혜? 황재균, 적정가는 얼마일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1.06 13: 00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의 남은 최대어인 황재균(30)이 국내 구단과도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간다. 적절한 시장가에 초미의 관심이 몰리는 가운데 2017년 FA 선수들의 몸값이 기준이 된다면 예상보다 계약 금액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우선순위에 두고 동향을 살핀 황재균은 이르면 이번 주부터 국내 구단과도 협상 테이블을 차릴 전망이다. 원 소속팀인 롯데는 물론, 3루 보강이 필요한 kt도 황재균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사실상 두 팀의 맞대결이 예상된다. 경쟁이 붙는다는 것은 선수로서는 나쁘지 않은 일이다. 특히 kt가 황재균 영입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롯데 또한 상황이 다급해졌다. 시장 여건은 호의적이다.
황재균은 매력적인 3루 자원이다. 올해 127경기에서 타율 3할3푼5리, 27홈런, 113타점, 25도루를 기록하며 경력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개인 최고 장타율(0.570)을 기록할 정도로 장타력이 좋아졌고 무엇보다 볼넷/삼진 비율이 크게 오르며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다. 여기에 20도루가 가능한 빠른 발까지 자랑했다는 점은 다른 3루수들과 차별화된 요소다. 수비도 나쁜 편은 아니었다.

여기에 황재균은 올해 만 30세의 선수다. KBO 리그의 이른바 ‘에이징 커브’를 고려했을 때 최고 전성기를 뽑을 수 있는 4년이다. 2012년 이후 큰 부상 없이 건강과 꾸준함을 과시했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2015년 최정(SK), 2016년 박석민(NC)이라는 3루 자원들이 나란히 대박을 터뜨렸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황재균도 따뜻한 겨울을 예감할 수 있다.
그렇다면 황재균의 적정 가치는 얼마일까.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는 대목이지만 선수 측에서는 올해 FA 계약을 맺은 다른 선수들을 유심히 살필 가능성이 있다. 올해 FA 시장에서는 최형우(KIA)가 4년 100억 원(이하 공식 발표액), 차우찬(LG)이 4년 95억 원, 김광현(SK)이 4년 85억 원, 우규민(삼성)이 4년 60억 원에 사인하는 등 굵직한 계약이 많았다. 황재균도 이 기준에서 밀고 당기기를 시작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통계전문사이트 ‘스탯티즈’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4년간 황재균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16.58이었다. 최형우(22.34)의 기록에는 못 미치지만 우규민(13.34), 차우찬(9.14)에 비하면 높다. 물론 WAR이 선수 가치를 절대적으로 대변하는 건 아니다. 또한 우규민과 차우찬은 선발 투수라는, 타고투저의 KBO 리그에서 좀 더 희소가치가 있다는 점에서 절대적인 비교는 어렵다. 그러나 선수로서는 생각이 또 다를 수밖에 없다.
같은 3루수와 비교할 때 최정(25.23)과 박석민(23.64)의 FA 직전 4년 성적보다는 아래. 일반적이라면 두 선수의 계약 금액에서 아래에 형성되는 게 정상이다. 그러나 이미 시장은 1·2년 전과 크게 달라졌다는 점, 경쟁이 붙었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다. 박석민이 4년 96억 원에 계약할 수 있었던 것은 원 소속팀보다 더 큰 베팅을 했던 팀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황재균도 올해는 비슷한 혜택을 누릴 수 있을지 모른다. “과열된 현재 시장이라면, kt와 롯데의 사정이 정말 급하다면 당초 예상보다 더 큰 계약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FA 시장의 숨은 승자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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