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메이저리그(MLB) 무대에 연착륙한 김현수(29·볼티모어)의 컨택 수준이 아메리칸리그 좌익수 중에서는 최상위였다는 통계 분석이 나왔다. 김현수의 타격 기술이 MLB에서도 통한다는 증거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 통계전문사이트인 ‘팬그래프’는 6일(이하 한국시간)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좌익수들의 컨택 능력을 분석했다. 타구 속도(평균·뜬공·땅볼·라인드라이브), 타구 비율(땅볼·라인드라이브·뜬공), 삼진, 볼넷, 조정가중득점생산력(wRC+) 등을 종합한 평점에서 김현수는 124점을 얻어 당당히 리그 1위에 올랐다. 단순히 컨택 비율이 아닌, 그 컨택의 질을 심층적으로 분석한 자료라 더 의미가 있다.
총점에서 124점을 얻은 김현수 뒤로는 저스틴 업튼(119점), 알렉스 고든(106점), 로비 그로스먼(100점), 멜키 카브레라(100점)가 따랐다. 100점을 넘은 선수는 5명에 불과했다. 아오키 노리치카(78점)가 전체 15명 중 13위에 머물렀음을 고려하면 김현수의 컨택 능력이 얼마나 뛰어났는지 파악할 수 있다.
김현수는 거의 대다수의 항목에서 아메리칸리그 좌익수들의 평균치를 앞질렀다. 특히 평균 타구 속도(김현수 91.6마일, 평균 88.5마일), 땅볼 타구 속도(91.8, 86.4), 볼넷 비율(10.4%, 8.9%)에서는 리그 최정상급 점수를 받았다. 이런 김현수의 wRC+는 119로 리그 평균은 102보다 훨씬 높았다.
‘팬그래프’는 스프링캠프에서 부진했던 김현수를 시즌 초반 전력에서 사실상 배제한 것에 대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의 중요한 순간에 마무리 잭 브리튼을 쓰지 않은 실수와 비교하며 볼티모어 벤치의 선택을 혹평했다. ‘팬그래프’는 김현수의 삼진/볼넷 비율을 높게 평가하면서 예상보다는 더 많은 장타가 나왔다고도 되돌아봤다. 현재의 기록을 이어간다면 풀타임 기준 15개 정도의 홈런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팬그래프’는 볼티모어가 김현수를 플래툰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좌완을 상대로는 거의 시도조차 해보지 않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김현수의 진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좌완을 상대로도 꾸준한 실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팬그래프’는 “적어도 김현수는 생산력이 매우 뛰어난 플래툰 선수이며, 상위타선에도 위치할 수 있는 선수”라고 호평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