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 목소리' 박철우, 고희진처럼 파이팅 내는 이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1.06 05: 57

박철우, 입대 전보다 커진 세리머니·목소리  
고참으로서 솔선수범, 매경기 순간에 몰입
"고희진 코치님의 마음이 이제야 이해됩니다". 

삼성화재 라이트 박철우(32)가 군입대 전후로 가장 달라진 부분 중 하나가 세리머니다. 평소 점잖고 차분한 이미지의 박철우였지만, 최근에는 코트에서 세리머니가 커졌다. 격한 액션을 취할뿐만 아니라 목청껏 소리까지 낸다.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박철우의 화끈한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조금은 낯설어 하기도 한다. 
지난 5일 OK저축은행과 대전 홈경기를 승리로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박철우는 쉰 목소리였다. 그는 "경기 내내 파이팅을 하느라 목이 쉬었다. 목소리가 쉬어 있지 않으면 제대로 경기를 하지 않은 것이다. (유)광우와 함께 '우리 고참들이 먼저 소리도 더 크게 지르며 솔선수범하자'고 말하곤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고참이 되니 예전 선배님들 마음이 이해가 된다. 선수가 감독·코치님들의 마음을 다 이해할 수 없듯 후배도 선배가 되지 않으면 그 마음을 잘 모르는 것 같다. 나도 이제야 고희진 코치님이 마음이 이해가 된다"고 웃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고희진 코치는 현역 시절 차원이 다른 파이팅의 대명사로 유명했다. 
현재 삼성화재에는 박철우보다 나이 많은 선수는 하경민(36)밖에 없다. 동기 유광우와 함께 고참으로서 어린 후배들을 이끌어야 하는 위치에 있다. 그는 "군대를 다녀오니 팀에서 고참이 되어있더라. 팀워크를 끈끈하게 하기 위해선 예전 우리 선배들이 했던 것처럼 고참으로서 분위기를 먼저 생각하게 되더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박철우 개인적으로는 사실 부담이 큰 시기다. 삼성화재 팀 순위가 처진 상황에서 박철우 복귀에 대한 기대가 워낙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철우 복귀 후 10경기에서 삼성화재는 4연패 포함 4승6패로 고전 중이다. 박철우 스스로도 "내가 팀에 안 좋은 영향을 끼쳤나 싶은 생각도 했다"고 말할 정도로 심리적 부담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런 마음은 잠시였다. 그는 "오로지 경기에만 집중하려 한다. 미친듯 경기를 뛰며 매순간에 몰입하고 있다. 후배를 이끄는 고참이라면 그런 부담은 당연히 갖는 것이다. 부담 없이 한다면 고참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전에는 경기가 안 되는 고개를 숙이기도 했지만 이젠 되든 안 되든 소리를 질러가며 뛰고 있다. (시즌 후 FA이지만) 개인적인 생각도 다 버렸다"고 강조했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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