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아이오아이가 바꿔놓은 가요계 풍속도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7.01.07 08: 25

 걸그룹 아이오아이(I.O.I)가 1월 콘서트를 끝으로 흩어진다.
여느 그룹의 '해체'와는 개념이 다르다. 당초 지난해 방송된 Mnet '프로듀스101'을 통해 시청자 투표로 선발된 11명의 멤버로 구성된 아이오아이는 같은해 5월 5일 데뷔해 이듬해인 2017년 1월 31일 활동 종료를 예정했던 프로젝트 그룹이다. 그러니 멤버들을 비롯해 팬들도 이미 알고 있던 '계획된 일정'의 일부일 뿐이다.
그러나 후폭풍은, 어마어마하다. 아이오아이가 이렇게까지 큰 성과를 거둘지도 몰랐고, 어마어마한 팬덤 역시 예상된 범주를 벗어난 크기다. 마지막 콘서트 '타임슬립-아이오아이'는 예매 오픈 1분만에 1만 2900석을 단번에 매진됐을 정도다.

활동을 종료하는 아이오아이 멤버들은 이제 각자의 소속사로 돌아가 그룹과 솔로로 가요계 활동을 또 다시 시작한다. 짧았던 활동에도 불구하고, 이들 아이오아이로 인해 달라진 몇가지 변화를 짚어봤다.
#오디션은 끝났다?
한동안 오디션은 정말 질릴만큼 쏟아졌다. '원조 오디션 프로그램'이라 불렸던 Mnet '슈퍼스타K'도 지난해까지 8년째 쉼 없이 이어오고 있지만, 최근 몇년간 이렇다할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언젠가부터 누가 우승을 했는지, 관심도 기억도 없을 정도.
그런 오디션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전환시킨 것은 또 다시 Mnet이었다. '프로듀스101'은 "더 이상 오디션 프로그램은 안 된다"는 생각을 확실히 변하게 만들었다. '국민 프로듀서'를 자처한 시청자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이들에게 투표하며, 적극적인 참여도를 내비쳤다. 방송국과 제작진이 원하던 바로 그 모습이었다.
# 걸그룹은 안 된다?
지난 2000년대 초반 S.E.S와 핑클이 1세대 걸그룹으로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면, 2007년 원더걸스, 카라, 소녀시대 등이 이후 바통을 이어받았다. 2009년과 2010년에는 2NE1, 포미닛, 티아라, 시크릿, 레인보우, 씨스타, 미쓰에이, 걸스데이 등 굵직한 걸그룹들이 쏟아졌다.
2011년 에이핑크, 달샤벳 이후 2015년 트와이스가 나오기까지 신인 걸그룹 정체기는 생각보다 길었다. 반면 보이그룹은 팬덤 형성에 걸그룹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해 인기 그룹을 지속적으로 배출했던 게 현실이다.
이른바 '걸그룹 끝물설'은 'Whatta Man' '너무너무너무' 등을 1위 궤도에 완벽하게 안착시킨 아이오아이가 큰 인기와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거머쥐며, 쏙 들어갔다. 물론 2016년 트와이스의 '치어업'과 'TT'의 메가히트는 여기에 큰 힘을 보탰다.
#프로젝트X콜라보
콜라보를 포함한 프로젝트 시스템이 조금은 더 활성화됐다. 물론 컬래버레이션은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가요계의 형태이지만, 기획사의 벽을 크게 허물어냈던 '프로듀스101'처럼, 당최 본 적 없는 체제의 도입이 적잖은 자극을 안겼던 게 사실이다.
흡사 '어벤져스'를 모으는 기분으로, 기획사의 구획선을 넘나든 불가능할 것 같은 조합의 탄생은 음악을 사랑하는 리스너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고마울 따름. 여기에는 대형 기획사의 동참도 한 몫을 했다.
'프로듀스101'을 통해 탄생한 프로젝트 걸그룹 아이오아이는 8개의 기획사의 11명의 초정예 멤버가 모여, 한 명 한 명 완성형에 가까운 사기 캐릭터를 보이며 큰 사랑을 받았던 팀이다. 이제는 조만간 뿔뿔이 흩어져 각자의 길을 걷게될 그들이 혹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 이같은 '콜라보'나 '프로젝트'의 형태로나마 다시 한 번 뭉치게 될 날을 기대해봐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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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net, YMC엔터테인먼트,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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