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도깨비' 이동욱, 로코 넘어 비극도 살리는 천의 얼굴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7.01.05 15: 30

tvN 금토드라마 '도깨비' 이전 이동욱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들은 거의 로맨틱 코미디였다. SBS '마이걸'이 그렇고 '여인의 향기'가 그렇다. 워낙 훤칠한 외모의 소유자이다 보니 한번 보면 잊을 수 없고 또 돌아보게 만드는 매력이 다분한데, 그래서인지 가장 많이 회자되는 작품도 달콤하고 설렘 가득한 로코였다.
현재 출연중인 '도깨비' 역시 그랬다. '히트제조기' 김은숙 작가의 신작이라는 점만으로도 화제를 모을 수밖에 없는 '도깨비'라 이동욱은 자신의 장기를 살려 로코에 집중하려 하는 거라 생각했다. 물론 '도깨비' 속 저승사자라는 캐릭터가 가지는 특별함이 있고, 김은숙 작가가 워낙 모든 배역을 잘 살리는 필력의 소유자로 유명하기 때문에 이동욱 역시 그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예상은 있었다.
그런데 뚜껑을 연 '도깨비' 속 이동욱은 도깨비 김신 역의 공유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최상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중이다.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그가 맡은 저승사자가 이렇게 사랑스울 줄. 분명 우리가 알고 생각해온 저승사자는 보기만 해도 경악스러울 정도로 무서운 모습인데, 이동욱이 보여주는 저승사자는 계속 보고 싶게 만드는 마성의 매력이 있다. 그야말로 천의 얼굴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저승사자로서 규칙과 신념을 지키는 냉철함 속에 연민을 담아내고, 이를 설득력 있게 표현해내 시청자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든다. 기억을 잃은 탓에 자신의 이름 하나 알지 못하고, 써니(유인나 분) 앞에서 전전긍긍하는 모습은 귀여운 동시에 짠해보이기도. 불멸의 삶을 살며 주변 사람들을 모두 떠나보내야 했던 도깨비의 슬픔 못지 않게 스스로를 잊은 채 망자의 기억을 지워주는 일을 하는 저승사자의 슬픔도 크고 깊기 때문.
이동욱은 이런 저승사자의 다양한 모습을 섬세한 연기력으로 표현해내고 있다. 이제는 이동욱이 아닌 저승사자는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그 역에 최적화된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것. 더욱 놀라운 건 그가 사극으로도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이동욱은 KBS '천명'을 통해 사극에 첫 도전을 했었다. 당시 이동욱이 말했던 것처럼 서구적인 외모 때문에 사극에 안 어울린다는 반응을 얻기도 했지만, '천명'에서 그는 선입견을 깨부수며 탄탄한 연기 내공을 자랑했다.
비록 '천명'이 작품 면에서 웃지 못해 이동욱의 진가를 많은 시청자가 확인하지 못했지만, 이번 '도깨비'는 다르다. 지난 10회 방송에서 단 3초 등장했을 뿐임에도 이동욱은 과거 고려 왕인 왕여의 슬픔을 완벽히 표현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5일 공개된 스틸 컷에서도 이동욱은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내며 앞으로의 이야기를 기대케 만들었다. 드디어 드러난 저승사자의 전생과 써니가 받아들여야 하는 그의 정체가 벌써부터 슬픔을 예상케 하는데, 이동욱이 사극과 현대극을 오가며 얼마나 탁월한 연기력을 자랑할지 기대가 더해진다.  /parkjy@osen.co.kr
[사진] 화앤담픽처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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