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무도’ 광희가 증명한 ‘혼신’의 가치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7.01.05 14: 30

“내가 생각한 범위에서 최선을 다 하면 안 돼. 그걸 벗어나서 최선을 다 해야지, 그게 바로 혼신이야.”
유재석의 명언으로 꼽히는 말 중 하나다. 그는 과거 한 방송에서 후배 개그맨에 조언을 줄 당시, 혼신이란 단어를 새롭게 정의해 많은 이들에 감동을 안겼다. 자신이 생각한 것 이상으로 열심히 해야 혼신을 다한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는 유재석의 말은 그가 예능 프로그램에 어떤 태도로 임하고 있는지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런 ‘혼신’이란 단어를 광희에게 감히 사용하고 싶다. 그가 1년 반 동안 ‘무한도전’이란 거친 땅에 뿌리를 내릴 때까지의 과정은 유재석이 말한 혼신과도 비슷했기 때문이다.

광희는 지난 2016년 1월, ‘식스맨 특집’을 통해 MBC ‘무한도전’에 합류했다. 오랜 세월 호흡을 맞춰온 ‘무한도전’ 멤버들 사이에 새롭게 투입된다는 게 광희에게도 많은 부담이 됐을 터. 그는 부담스러운 자리임에도 꾸준히 자신의 템포에 맞게 걸었다.
그런 광희에게 시청자들의 질타는 따가웠다. 병풍이라는 비난도, 식스맨으로 발탁됐지만 전혀 팀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비판도 많았다. 매번 광희의 역량에 대해 의문을 품는 글들이 쏟아졌고, 광희의 가능성을 믿는 사람은 없어 보였다. 그럴 때에도 그는 늘 웃는 낯으로 ‘무한도전’의 한쪽을 지켰다.
그는 자신을 향해 “1년만 지나면 한 사람의 몫을 해내겠다”고 말하며 절치부심했다. 스스로가 부족하다는 걸 알았고, 늘 웃고 있었지만 마음속으로는 칼을 갈고 있었다. ‘무도 공개수배’ 특집에서 그의 절박함은 여실히 드러났다. 물 위를 뛰어다니며 도망쳤고, 쏟아지는 빗줄기에도 뛰었다. 배가 고파도 멈추지 않고 “살아야 한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그렇게 ‘무도 공개수배’에서 활약을 펼친 광희는 조금씩 기지개를 켰다. 정형돈이 하차한 후 게스트와의 ‘다리’ 역할을 해줄 만한 인물이 없었던 ‘무한도전’ 내에서 새로운 가교를 자처했다. 아이돌 그룹이 출연할 때에는 같은 아이돌이라는 장점을 활용하는 등, 자신과 게스트의 공통점을 찾아내며 그들이 ‘무한도전’에 적응할 수 있는 조력자 역할을 했다.
광희의 포지셔닝은 양세형의 출연 이후 더욱 빛을 발했다. 양세형은 광희와 금세 의기투합을 했고, 새로운 막내라인이 형성되면서 ‘무한도전’은 다시금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그런 광희에 대해 유재석은 시상식에서 “정형돈은 5년이 걸렸지만, 광희는 1년 반 만에 그걸 해냈다”고 기특함을 감추지 못했다.
광희는 그저 운이 좋아 ‘무한도전’에 합류한 럭키가이가 아니었다. 스스로를 냉철하게 바라볼 줄 알았고, 자신의 장점을 활용해 포지셔닝을 할 줄 아는 전략가였다. 거기에 비난에도 끄덕하지 않는 끈기가 있었기에 광희는 지금까지 ‘무한도전’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 시청자들 또한 “광희가 정말 열심히 했다”며 그의 노력을 인정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제 그 노력이 결실을 맺으려 하고 있다. 곧 군대를 가야 하는 광희에게 ‘무한도전’이 꼭 돌아와야 하는 고향으로 인식되기까지 조금 더 자신의 포지션을 확고하게 쌓아놔야 한다. 지금처럼 ‘혼신의 힘’을 다 해준다면 곧, 광희는 누가 뭐래도 ‘무한도전’의 막내로 앞으로도 함께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yjh0304@osen.co.kr
[사진] OSEN DB.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