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2017년도 연봉 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전체적으로 찬바람이 예년보다 강해졌다. 그런 와중에서도 앞자리가 바뀐 선수들이 있다. 지난해 좋은 활약을 인정받은 덕이다. 이 선수들은 일찌감치 도장을 찍고 올해를 준비 중이다.
지난해 6위에 머무르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SK는 올해 연봉협상 곳곳에서 한파가 느껴진다. 인상 요인이 있는 선수들의 연봉 상승이 비교적 억제된 가운데, 예년에 비해 삭감폭이 커졌다는 것이 선수들의 공통적 이야기다. 그러나 마무리 박희수(34), 주전 포수 이재원(29), 2루수 김성현(30)은 나란히 연봉이 올랐다. 앞자리 숫자가 하나씩 올라갔다.
부상으로 최근 2년간 연봉이 삭감됐던 박희수다. 2014년 1억9000만 원에서 2015년 1억7000만 원, 지난해에는 1억4000만 원으로 연봉이 깎였다. 하지만 지난해는 자신을 괴롭혔던 어깨 부상에서 탈출한 뒤 51경기에서 4승5패26세이브 평균자책점 3.29의 뛰어난 성적을 냈다. 팀의 마무리로 복귀한 박희수는 생애 첫 2억 원대 연봉 진입에 성공했다. 사실 저조한 팀 성적 탓에 오히려 인상폭이 크지 않았던 편. 하지만 박희수도 굳이 협상을 끌지 않고 첫 만남에서 도장을 찍었다.
경력에서 처음으로 명실상부한 주전포수로 활약한 이재원은 지난해 2억8000만 원에서 3억 원대에 진입했다. 이재원의 연봉은 2014년 7500만 원, 2015년 1억7500만 원, 2016년 2억8000만 원으로 계속 올랐고, 올해는 생애 첫 3억 원 대 연봉을 받는다. 이재원은 지난해 130경기에서 타율 2할9푼, 15홈런, 64타점을 기록했고 도루저지율 등 수비적인 부분에서도 적잖이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체력소모가 큰 포수로서 896⅓이닝을 소화했다는 점도 고과에 플러스 요인이었다.
2루수로 포지션을 바꿔 대성공을 거둔 김성현도 꾸준한 연봉 상승 그래프를 이어간다. 2014년 7000만 원, 2015년 1억4000만 원, 2016년 1억8000만 원으로 연봉이 올랐던 김성현은 역시 올해 첫 2억원 대 연봉을 받게 됐다. 김성현은 지난해 138경기에서 타율 3할1푼9리, 8홈런, 65타점을 기록했고 수비에서도 한층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는 등 공헌도가 적지 않았다.
협상을 일찌감치 마친 세 선수는 해외 훈련을 진행했거나, 진행할 예정으로 내년 준비에 들어간다. 김성현은 연말 휴일도 반납하고 동료이자 동기인 이명기 최승준과 함께 일본 돗토리현으로 가 훈련을 하고 최근 귀국했다. 무릎 반월판 수술 후유증을 떨쳐내고 있는 이재원은 이번 주말 역시 동기들인 김재현 백인식과 사이판으로 건너 가 몸 만들기에 돌입한다. 동료들의 훈련 경비를 일부 보조하는 등 차세대 리더다운 모습도 보여줬다는 후문. WBC 엔트리에 포함된 박희수는 다음 주 대학 동기인 이동걸(한화)과 함께 괌으로 가 본격적인 피칭을 시작한다.
한편 SK는 새해 시작과 함께 미계약자들과의 연봉 협상을 재개했다. 현재 대부분의 선수들의 연봉 계약이 마무리된 가운데 일부 삭감 대상자들과의 의견차를 좁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계약자 중에서는 예비 FA이자, 팀의 4번 타자로 활약한 정의윤의 연봉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조만간 협상이 마무리돼 공식 발표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