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권혁·송창식·안영명 등 부상 재활 변수
김성근 감독, "배영수·이재우·송신영 해줘야"
"백지 상태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요즘 책상에 앉아 시즌 구상을 하면 머리가 아프다. 마운드 쪽에서 해답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아직 정해지지 않은 외국인 투수 2명은 차치하더라도 국내 투수만으로도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 외부 수혈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기존 갖고 있는 자원들로 조합을 짜맞춰야 한다.
김성근 감독은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권혁과 송창식 그리고 어깨 웃자람뼈 제거 수술을 한 안영명을 일단 전력에서 배제했다. 김 감독은 "작년에 가장 큰 실수가 부상 선수들까지 계산에 넣은 것이었다. 4월에 회복될 줄 알았는데 되지 않았다. 그 바람에 4월 계산에서 큰 착오가 일어났다. 올해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 한다"고 재활 선수들을 머릿속에서 지웠다.
결국 김 감독은 기존 자원에서 최적의 전력을 찾고 있다. 김 감독은 "중간투수로 권혁과 송창식이 없으면 외국인 투수 2명이 와도 지난해 후반기처럼 어려운 경기를 할 것이다. 올해는 시즌 초부터 그런 사태가 올 수 있어 걱정이다"며 "중간에 빈자리에 누가 들어올 수 있을지가 과제"라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다시 한 번 베테랑들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김 감독은 "중간에 배영수·이재우·송신영·김경태 등이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좌완 희소성이 있는 김경태(26)를 제외하면 배영수(36) 이재우(37) 송신영(40) 모두 30대 중후반이거나 불혹이 된 베테랑 우완들이다. 이 선수들이 다시 한 번 부활해야 한화가 제대로 싸울 수 있다.
지난 2015년 11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던 배영수는 그 후유증으로 지난해 1군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지난해 시즌 뒤 일본 미야자키에서 교육리그부터 마무리캠프까지 완주할 정도로 굳은 의지를 보였다. 김 감독은 "배영수가 앞(선발)에 나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볼 때 중간에서 잘해주면 좋을 것이다"고 말했다. 선발과 구원 모두 쓰임새를 기대하고 있다.
두산의 코치 제의를 뿌리치고 지난해 한화에서 현역을 이어간 이재우는 15경기에서 25⅓이닝을 던지며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6.04를 기록했다.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후반기 4경기에 임시 선발로 3경기 나서며 힘을 보탰다. 시즌 후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도 참가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김 감독은 "캠프 막판 기가 막힌 공을 던졌다. 감을 잡은 것 같다"고 기대했다.
2015년 11월 2차 드래프트에서 한화로 넘어온 송신영은 올해로 불혹의 나이 마흔이 됐다. 지난해 11경기 14⅓이닝을 던지며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5.02. 시즌 중간 종아리 근막손상으로 빠진 게 아쉬웠다. 많이 던지지는 않았지만 LG전 표적 선발로 활용도가 있었다. 경험 많은 관록의 투구에 기대한다.
냉정하게 볼 때 베테랑 투수 3인방 모두 하향세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얼마나 부활할 수 있을지도 물음표가 붙어있다. 하지만 한화 팀 사정은 그들의 부활을 필요로 하고 있다. KBO리그를 호령했던 특급 베테랑 투수 3인방이 다시 한 번 불꽃을 태울 때다. /waw@osen.co.kr
[사진] 배영수-이재우-송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