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박희수, “WBC, 미국에 가고 싶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1.05 06: 17

SK 마무리 박희수(34)에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라는 대회은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2013년 제3회 대회 당시 대표팀의 일원으로 참여했지만 팀은 예상치 못한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물론 박희수의 개인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팀의 탈락에 마음대로 웃지 못했다.
당시 논란이 됐던 팀의 ‘체성분 테스트’에서 탈락, 제대로 된 전지훈련도 치르지 못한 박희수는 대표팀 투수진에 조기 합류해 ‘나홀로 전지훈련’을 해야 했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했지만 대회가 아쉬움 속에 끝난 것이다. 박희수는 당시를 떠올리며 “4강을 기대하고 갔었는데…”라고 말끝을 흐린다. 그렇게 4년이 지난 지금, 박희수는 당시의 아쉬움을 떨쳐내겠다는 각오와 함께 의욕적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
박희수는 비시즌 동안 착실히 몸을 만들었다. 12월에는 웨이트트레이닝에 집중하며 힘을 길렀다. 현재는 홈구장인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 매일 나와 캐치볼로 몸을 풀고 있는 중이다. 박희수는 “현재 몸 상태에는 이상이 없다. 컨디션도 좋다. 웨이트트레이닝을 열심히 해 힘도 붙은 것 같다. 내 스스로도 작년보다는 더 좋은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구속도 올라갈 것이라는 희망이 있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다음 주부터는 보폭을 넓힌다. 대학 동기인 이동걸(한화)과 함께 괌으로 건너가 본격적으로 페이스를 끌어 올릴 예정이다. 1월 24일 열릴 팀의 워크샵 직전까지 따뜻한 괌에서 훈련하며 박차를 가한다. 박희수는 “괌에서는 롱토스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피칭까지 할 생각이다. 공을 좀 더 빨리 던지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예년보다 일찍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것은 역시 WBC와 연관이 되어 있다. 어깨 부상에서 탈출, 지난해 51경기에서 26세이브와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한 박희수는 4회 WBC 최종 엔트리에 당당히 승선했다. 대표팀 좌완 불펜의 핵심으로 임무가 가볍지 않다. 박희수는 “2월부터 대표팀 투수들이 이루는 미니캠프에 참가한다. 그 캠프에 합류하기 전 피칭을 할 생각이다. 충분히 몸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재활 신세에서 갓 벗어난 상황에다 대회 때문에 몸도 일찍 만들어야 하는 부담은 있다. 그러나 박희수는 그것을 부담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영광’으로 생각한다. 박희수는 “부담보다는 뽑혔다는 것 자체에 큰 영광을 느낀다. 지난해 잘했기 때문에 뽑힌 것 아니겠는가. 대표팀은 항상 영광스러운 자리고,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는 것이 남았다”고 각오를 드러내고 있다.
한편으로는 절박함도 있다.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마지막 대회라는 생각 때문이다. 박희수는 “나이가 있으니 언제 다시 대표팀에 뽑힐지는 모른다. 뽑아주셨을 때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이를 악물었다. 여전히 3회 대회 팀 성적에 대한 아쉬움이 있는 박희수의 이번 대회 목표는 세계 일주. 2라운드가 열리는 일본, 결선 라운드가 진행되는 미국도 모두 가보고 싶다는 게 박희수의 속내다. 박희수는 “이번 대회에 걱정이 많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보란 듯이 잘 할 것”이라면서 대표팀의 저력을 믿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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