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진정한 기다림의 싸움이 됐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내야수 황재균(30)의 거취 문제다.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MLB.com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황재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튿날인 5일에는 미국 'CBS 스포츠' 역시 샌프란시스코의 황재균에 대한 관심을 전하며 "뛰어난 가치가 있는 프리에이전트 선수"라고 보도했다.
황재균은 지난해 11월, 미국 플로리다 현지에서 메이저리그 20개 구단의 스카우터들이 참관한 가운데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쇼케이스는 선수 자신의 가치를 어필하는 자리다. 이 자리에서 황재균은 호의적인 평가를 이끌어냈다. 쇼케이스를 기준으로 황재균의 메이저리그 재도전은 공식화됐다. 지난 2015년 시즌이 끝나고 포스팅 시스템 무응찰의 충격을 딛고 다시 한 번 미국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쇼케이스에서의 호평이 현지의 실질적인 관심으로 구체화되기에는 시일이 걸렸다. 해를 넘기고서야 미국 언론들을 통해서 황재균에 관심을 보인 구단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미국 FA 시장 자체가 얼어붙은 측면도 있었다.
그 사이 황재균은 국내 구단들과도 만남을 가졌다. 지난해 12월 중순, 원 소속구단이었던 롯데와 '거포 3루수' 자원에 눈독을 들인 kt 위즈와 한 차례씩 만남을 가졌다. 그러나 일단 이 자리에서도 황재균측은 메이저리그 도전에 좀 더 중점을 두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이 때부터 황재균의 거취는 장기화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미국 현지 언론보도가 나왔지만 일단 황재균에 대한 구체적인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오퍼는 없었다. 황재균은 지난 4일 OSEN과의 통화에서 "샌프란시스코가 관심을 보인 기사는 봤지만 구체적인 제안은 없었다"고 밝혔다. 미국 언론 보도가 단순한 관심 차원이었는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
황재균의 국내 잔류를 두고 경쟁 구도가 형성된 롯데와 kt 역시 첫 만남 이후 관망적인 자세다. 황재균의 도전 의지를 존중했다. 황재균은 "국내 구단과의 추가적인 만남 계획은 아직 없다"면서 "소속팀 결정에 기한은 두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메이저리그 구단의 오퍼를 기다려보겠다는 생각으로 풀이할 수 있다.
롯데 구단은 "아직 황재균측과 만남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우리는 황재균에게 '꼭 필요한 선수'라는 의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kt는 황재균의 영입에 대해“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다.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포지션인가에 대해서도 사장님과 논의 중이다”고 했다. 두 구단의 뉘앙스는 차이가 있지만, 황재균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
어느덧 해를 넘겨 1월 중순을 향해 가고 있다. 메이저리그 도전과 국내 잔류 사이에서 황재균과 롯데, kt 3자가 모두 이젠 진정한 기다림의 싸움을 펼치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