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서울 삼성의 원동력은 높이였다. 삼성이 인천 전자랜드를 상대로 골밑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승전보를 전했다.
승리를 원하는 팀이 없다고 하지만 지난 4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과 전자랜드의 2016-2017 KCC 프로농구 3라운드는 두 팀에게 승리가 필요했다. 삼성은 2위 안양 KGC의 추격을 뿌리치는 것은 물론 최근의 상승세를 이어가야 했고, 전자랜드는 5위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해야 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삼성이 앞섰다. 삼성은 최근 5연승을 달리며 20승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는 선두였고, 전자랜드는 울산 모비스와 공동 5위를 형성하는 중위권의 팀이었다. 그러나 전자랜드에 승리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었다. 높이의 삼성과 달리 전자랜드는 외곽이 좋아 승부를 던져볼 만 했다.
1쿼터에는 전자랜드의 승부수가 먹히는 듯 했다. 1쿼터 득점에서는 20-23으로 밀렸지만, 김지완과 강상재가 각각 3점슛 2개씩을 터트리며 가능성을 보였다. 게다가 리바운드 싸움에서도 7-10으로 근소하게 밀려 전자랜드가 희망을 갖게 만들었다.
그러나 전자랜드의 희망은 2쿼터에 무너졌다. 전자랜드의 외곽포가 하나도 안 들어간 것. 반면 1쿼터에 3점슛 3개로 전자랜드에 대응한 삼성이 2쿼터에도 3점슛 3개를 넣어 전자랜드와 점수 차이를 벌리기 시작했다. 게다가 전자랜드는 리바운드 싸움에서 확연하게 밀려 반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전자랜드도 기회는 있었다. 주춤했던 외곽포가 4쿼터에 터지기 시작했다. 삼성의 외곽이 힘을 내지 못하는 동안 전자랜드는 3점슛 3개를 성공시켜 추격에 나섰다. 경기 종료 2분 7초를 남기고 7점 차까지 좁혔다. 충분히 승부를 걸만한 점수 차였다.
그러나 전자랜드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삼성이 경기 내내 꾸준하게 앞섰던 높이를 바탕으로 승부처에서 역전을 저지했다. 삼성은 공격 기회를 여러 차례 놓쳤지만 골밑의 우위를 바탕으로 다시 공격 기회를 얻었다. 또한 전자랜드가 시도한 회심의 슛이 림을 벗어나자 모두 잡아냈다.
그 중심에는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있었다. 이날 22득점 14리바운드 2블록으로 맹활약을 펼친 라틀리프는 4쿼터에만 6득점 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라틀리프의 골밑 장악 속에 삼성은 전자랜드의 추격을 뿌리치고 점수 차를 벌려 94-83으로 이기며 시즌 최다 연승 타이인 6연승을 달성했다. /sportsh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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