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깊은 기록이다".
허경민(27, 두산 베어스)에게 2016년은 의미가 다른 한 해였다. 2015년의 활약이 깜짝이 아닌 성장이었음을 입증하는 것은 물론 두산의 한국시리즈 2연패에 큰 힘을 보탰기 때문이다. 허경민은 두산의 모든 경기에 출전해 2할 8푼 6리의 타율에 7홈런 81타점 96득점으로 알짜 활약을 펼쳤다.
주위에서만 박수를 보낸 것이 아니다. 허경민 스스로도 만족한 한 해였다. 그는 "2016 시즌을 준비하면서 마음 속으로 목표를 세웠지만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았다. 2016년의 목표는 최다 수비 이닝을 소화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허경민은 목표를 달성했다. 전 경기에 출전한 허경민은 1218.1이닝을 소화했다. 최다 수비 이닝 2위 나성범(NC)과 차이는 12이닝. 허경민은 단순히 많은 이닝만 소화한 것이 아니다. 국내 정상급 수비율을 펼치며 수비율 9할 7푼 6리를 기록했다. 외야수 나성범(9할 6푼 9리)보다 수비율이 높다.
허경민은 "스스로 박수를 쳐주고 싶다. 뜻깊은 기록이다"며 "'두산이 3루가 약하다'는 말이 있지만 난 다르게 생각한다. 홈런이 많고 타율이 좋은 선수도 있지만 다른 유형의 선수도 있다. 아마도 다른 선수들은 2년 연속 우승을 한 날 부러워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두산은 허경민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정규시즌 1위 등극은 물론 어느 경기보다 중요한 한국시리즈에서도 허경민의 호수비는 두산을 위기에서 구했다. 허경민의 호수비에 한숨을 돌린 두산은 분위기 반전을 바탕으로 한국시리즈를 4전 전승으로 마쳤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지만 시즌을 준비하는 마음가짐은 언제나 같다. 허경민은 "감독님께서 행동 같은 것을 조심해야 한다고 하셨다. 자신감과 자만심을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그러나 난 야구를 시작한 이후 자만해본 적이 없다"며 초심의 자세로 2017년을 준비할 뜻을 내비쳤다. /sportsh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