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블랜드의 저주 깨기부터 WBC 전망까지
SI 선정 '2017년 이야깃거리 Top10'
[OSEN=최익래 인턴기자] 2017년에는 또 어떤 드라마가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울림을 전달할까?
2017 메이저리그는 4월 3일(이하 한국시간) 개막한다. 오늘로 꼭 89일 남았다. 미 스포츠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4일 메이저리그 팬들을 위해 홈페이지에 '2017년 이야깃거리 TOP 10'을 선정했다. 이 글을 읽는 것만으로 팬들은 야구에 대한 갈증을 달랠 수 있을 것이다.
1. 2017년 클리블랜드가 2015년 캔자스시티가 될까?
108년 동안 이어지던 시카고 컵스의 불운이 지난해 깨지며 마지막 월드시리즈 우승이 가장 오래된 팀은 클리블랜드 몫이 됐다. 클리블랜드가 ‘저주 깨기’에 나설 차례다. 대권에 도전하기에 적당한 때다.
클리블랜드는 지난해 포스트시즌을 '원투펀치' 대니 살라자르와 카를로스 카라스코 없이 치렀다. 결국 클리블랜드는 3승1패로 앞섰던 시리즈 마지막 세 경기에서 트레버 바우어, 조쉬 톰린, 코리 클루버가 10⅓이닝 동안 13실점으로 무너지며 다 잡은 우승 반지를 컵스 손가락에 끼워줬다.
올해 클리블랜드는 더욱 강해졌다. 메이저리그 전체 팀 득점 2위였던 타선에 FA(자유계약선수) 에드윈 엔카나시온을 수혈했다. 또한 시즌 중반 영입된 불펜의 핵 앤드류 밀러를 시즌 내내 쓸 수 있다. 2014년 월드시리즈 준우승에 그친 뒤 이듬해 우승을 차지한 캔자스시티는 ‘대권 행보’에 나설 클리블랜드에게 좋은 교보재가 될 것이다.
2. 컵스 2연패의 걸림돌은 무엇일까?
지난해 월드시리즈 2차전 시카고 컵스의 선발 라인업 중 여섯 명이 25세 미만이었다. 시리즈 내내 ‘젊은 피’를 앞세운 컵스는 25세 미만 선수 다섯 명 이상을 월드시리즈 4경기에 투입한 최초의 팀이다. 웨이드 데이비스를 데려오기 위해 캔자스시티에 내준 호르헤 솔레어를 제외하면, 그 젊은 선수들은 올해도 뛴다. 특히 왼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시즌을 통째로 날린 뒤 월드시리즈에서야 간신히 복귀한 카일 슈와버 없이도 리그 득점 2위에 올랐다는 점은 컵스의 위력을 배가시킨다.
하지만 컵스는 두 차례 포스트시즌을 치른 후유증에 맞서야 한다. 제이크 아리에타, 존 레스터, 카일 헨드릭스, 제이슨 하멜은 2년 연속 30경기 이상 선발등판했다. 특히 레스터와 아리에타(31)는 지난 2년간 포스트시즌 포함 71경기에 나란히 선발등판했다. 둘의 2년간 투구이닝을 더하면 925⅓이닝이다.
3. 야구는 어떻게 달라질까?
롭 만프레드 MLB 커미셔너와 토니 클라크 MLB 선수노조 위원장은 지난 수개월 간 단체 교섭 협상을 진행했지만 경기의 현대화를 합의하는 데 이르지는 못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2015년부터 트리플A와 더블A에서 초읽기 시계를 설치했다. 투수들은 이 시계를 보고 20초 안에 투구를 마쳐야 한다. 마이너리그에서 시험 적용한 뒤 추후 메이저리그 도입이 목표다. 하지만 선수노조는 아직 이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양 측은 이외에도 9월 로스터 확장 등에 대해서 추가적인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4. 불펜 투수들은 얼마나 많은 경기를 더 떠맡게 될까?
지난해 등판한 불펜투수의 수(590명), 투수 교체 횟수(1만 5307회), 구원 투수 소화 이닝(1만 5892⅔이닝) 구원승(799승) 모두 기존 기록을 넘어섰다. 흐름은 단기간에 급격히 바뀌고 있다. 불펜 투수의 수는 5년 전에 비해 15% 증가했고 이들이 소화한 이닝 역시 12% 늘었으며 등판 횟수 역시 10% 잦아졌다.
또한 한 경기에서 상대 선발투수를 세 번째 상대한 횟수는 2011년 3만3837번에서 2016년 2만9240번으로 줄었다. 이는 강속구 투수의 공급이 늘었기 때문이다. 구원투수들의 평균 구속이 계속 오르고 있다. 올해도 흐름은 달라지지 않을 전망. 지난 시즌 클리블랜드가 ‘1이닝 세이브’의 틀을 깨며 재미를 봤기 때문이다.
5. 어떤 스타가 반등에 성공할까?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쏠쏠히 활약했던 브라이스 하퍼는 6월 말 어깨 부상을 당한 뒤 타율 2할3푼8리 OPS 0.760으로 부진에 빠졌다. 하퍼의 성적 추락은 패스트볼 대처가 안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퍼는 지난해 벨트 위쪽으로 날아오는 패스트볼을 상대로 타율 1할7푼8리에 그쳤고, 상대 팀은 집요하게 약점을 물고 늘어졌다.
내셔널리그 MVP에 올랐던 2015년에는 벨트 위쪽 패스트볼 상대 타율 3할7푼1리를 기록한 바 있다. 이외에도 제이슨 헤이워드, 앤드류 맥커친, 야시엘 푸이그 등이 반등을 노리고 절치부심 중이다.
6. 메츠의 선발 로테이션은 괜찮을까?
‘영건 로테이션’으로 주목받았던 뉴욕 메츠의 맷 하비, 제이콥 디그롬, 스티븐 마츠는 크고 작은 부상에 시즌 내내 신음했고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이제는 돌아오지 않을까’라고 느껴지던 잭 휠러는 2014년 이후 한 번도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지 못하고 있다. ‘토르’ 노아 신더가드만이 31경기 14승 9패 평균자책점 2.60으로 분전했다.
이들 모두 올 시즌 복귀가 가능하다는 전망이지만 어디까지나 전망일 뿐이다. 지난해 ‘회춘’한 바톨로 콜론마저 팀을 옮겼다. 제 아무리 ‘천둥의 신’ 토르라지만 신더가드 혼자 버티기에는 짐이 무겁다.
7. ‘차세대 유격수’ 타이틀은 누가 차지할까?
2015시즌까지만 해도 23세 이하 유격수 두 명이 나란히 15홈런을 기록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지난해, 무려 여섯 명이 쏟아졌다. 잰더 보가츠, 카를로스 코레아, 프란시스코 린도어, 애디슨 러셀, 코리 시거, 트레버 스토리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유격수들은 493홈런 장타율 0.407로 모두 기존 기록을 갈아치웠다.
유격수 화수분은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워싱턴의 트레이 터너가 일순위다. 지난 시즌 중반 콜업된 뒤 73경기 타율 3할4푼2리 13홈런 33도루를 기록, 내셔널리그 올해의 신인 2위에 오른 터너는 올시즌부터 유격수로 뛴다. 이외에도 댄스비 스완슨, J.P 크로포드, 아메드 로사리오, 프랭클린 바레토, 글레이버 토레스 등 어린 유격수들이 그 뒤를 바짝 쫓기 위해 준비 중이다.
8. 오프 시즌, 거포들은 저평가된 걸까?
호세 바티스타, 마이크 나폴리, 브랜든 모스, 루이스 발부에나, 마크 트럼보, 콜비 라스무스, 페드로 알바레즈. 아직까지 소속팀을 찾지 못한 FA(자유계약선수) 선수 일부다. 이들은 모두 한 시즌 25홈런 이상을 기록한 적이 있는 거포다. 나이 많고 수비력이 부족한 선수가 만들어내는 홈런 능력은 시장에서 매력을 잃었다. 게다가 비슷한 유형의 선수들이 시장에 과잉 공급되면서 구단들은 충동 구매를 자제하게 됐다.
9. 몇 명의 '레전드'가 명예의 전당에 새롭게 헌액될까?
제프 베그웰(7년차), 팀 레인스(10년차), 트레버 호프만(2년차) 등 고배를 맛봤던 이들은 다시 한 번 명예의 전당의 문을 노크한다. 거기에 올해부터 후보 자격을 얻은 블라디미르 게레로, 이반 로드리게스 등은 ‘한 방에 합격’을 노린다. 34명의 후보 중 19명이 새롭게 자격을 얻은 선수들이다. 이 중 게레로에게 눈길이 간다. 게레로는 16시즌 통산 2147경기 타율 3할1푼8리 449홈런을 기록했다. 2년차인 1997년부터 은퇴 시즌인 2011년까지 15년간 두 자리 수 홈런을 기록했으며 3할을 때려내지 못한 시즌은 단 세 번에 불과했다.
10. 미국이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신경을 쓸까?
오는 3월, 제4회 WBC가 열린다. 사실 마케팅 측면에서 이상적이진 않지만 최정상급 선수들이 자긍심과 열정을 갖고 모국을 대표해 뛰는 장면은 그 나름의 재미가 있다. 대회 흥행을 위해서라도 앞선 세 번의 대회와 달리 미국 대표팀의 선전이 필요하다. 실제로 미국 대표팀이 WBC에서 거둔 최고 성적은 4위이며 전체 승률은 5할에 머무른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를 외쳐도 될 것 같다. 메이저리그 정상급 선수들인 폴 골드슈미트와 다니엘 머피, 맥스 슈어저, 앤드류 맥커친 등이 대회 참가를 확정했다. 또한 토너먼트만 들어가면 상대를 때려잡지 못해 안달이 나는 매디슨 범가너도 2라운드부터 도중 참가를 검토 중이다. /ing@osen.co.kr
[사진 위] 클리블랜드 선수단. [사진 아래] 신더가드.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