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은 차우찬을 비롯한 몇몇 선수들이 ‘월드스타’ 비의 소속사인 ‘레인컴퍼니’와 손을 잡는다. A급 선수들은 물론 오히려 지원이 절실한 젊은 선수들이 큰 수혜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라 향후 성과에 큰 관심이 몰리고 있다.
이승엽과 이대호의 일본어 통역 및 전력분석 업무를 담당하는 등 오랜 기간 국내 최고의 일본 전문가로 손꼽혀왔던 정창용 센트럴퍼시픽 대표는 최근 레인컴퍼니의 스포츠 에이전트 파트를 진두지휘하는 책임자로 부임했다. 이에 정 대표가 지원하고 있던 차우찬을 비롯한 다수의 프로 선수들이 ‘레인컴퍼니’에 합류해 체계적인 관리 약속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 에이전트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그만큼 에이전시도 많이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주로 스포츠 순수 사업만을 해왔다. 거대 연예 기획사와 손을 잡고 협업을 펼치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이에 대해 레인컴퍼니 측은 “대한민국 국민 스포츠로 불리는 프로야구를 비롯해 골프, 축구 등 다양한 스포츠 종목의 에이전트 사업을 추진하며 선수들의 브랜드 밸류를 극대화하는 게 레인컴퍼니가 추구하는 우선 가치”라고 사업 확대의 이유를 설명했다.
레인컴퍼니는 비의 소속사로 그간 연예 기획사에서 축적된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스포츠 에이전시 분야에서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이미 ‘클라이언트’를 관리하는 기법에 있어서는 세계적인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만큼 스포츠 스타들도 동일한 수혜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레인컴퍼니는 정 대표를 중심으로 홍보, 마케팅, 트레이닝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OSEN과의 통화에서 “예전에는 이 정도의 광범위한 지원까지는 불필요한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선수 서포트에 대한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마침 KBO 리그도 에이전트 제도가 도입되기 직전”이라면서 “선수들의 상품 가치를 키우고 야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뒤에서 지원할 생각이다. 마침 레인컴퍼니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한국스포츠 산업이 발전하는 시기고 선수들의 이미지와 레벨을 올릴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이라고 판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정 대표는 “연예기획사 특유의 관리 비법이 있다. 이를 테면 스포츠 피트니스 클럽과 제휴를 맺어 선수들의 몸이나 식단 관리, 휴식 관리 등을 체계적으로 할 수 있다. 다친 부분이 있다면 재활도 가능하다”라면서 “향후 대만이나 중국으로 한국야구가 진출할 수 있는 발판도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기대 효과가 있다”고 자신했다. 연예사업부와는 완전히 독립된 부서로 선수들이 야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정 대표의 확고한 신념이다.
특급 선수에 시선이 쏠려 있지만 정 대표는 단호하게 고개를 젓는다. 오히려 정 대표가 주목하는 것은 A급이 아닌 선수들이다. 정 대표는 “A급 선수들은 연봉을 많이 받는다. 꼭 이런 시스템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돈을 지불해 얼마든지 운동을 할 수 있다. 하지만 B급이나 C급 선수들은 그간 이런 혜택을 받기가 어려웠다”고 현실을 지적한다. 레인컴퍼니에서는 차등 없이 소속 선수들이 특급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이번 결정의 가장 큰 배경이었다.
일본에서 오랜 경험을 가진 정 대표라 이 부문은 더 각별히 다가온다. 정 대표는 “일본은 A급 선수나 그렇지 않은 선수나 똑같은 지원을 충분히 받는다. B급이나 C급 선수들이 A급 선수로 발돋움하려면 그만큼의 지원과 단계가 필요한데 하지만 우리는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하다”라면서 “이번 계약에서 가장 큰 시너지 효과로 이런 부분의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레인컴퍼니 스포츠 에이전시는 아마추어까지도 시선을 확장하고 있다. 프로 뿐만 아니라 아마추어 야구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예를 들어 재능은 뛰어나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워 야구를 마음껏 하지 못하는 선수들을 적극 돕는 식이다. 풀뿌리 야구가 발전해야 프로도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 레인컴퍼니 스포츠 에이전시가 추구하는 가치다.
에이전트 제도 도입을 앞두고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우려하는 이들이 많다. 일부 ‘돈’이 되는 선수들에게만 관심이 몰리고, 오히려 도움이 더 절실한 저연봉 선수들은 방치될 것이라는 우려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레인컴퍼니의 스포츠 부문 사업 확장은 상생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skullboy@osen.co.kr
[사진] 좌로부터 정창용 레인컴퍼니 스포츠 에이전시 대표-차우찬-김용배 레인컴퍼니 대표/레인 컴퍼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