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감독이 3월에 열릴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엔트리에 대해 확실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다만 김하성(넥센)과 김태군(NC)의 승선이 확정됐다. 무릎 부상 중인 강민호, 음주 사고 물의를 일으킨 강정호가 제외됐다.
김인식 국가대표팀 감독 및 코칭스태프는 4일 서울 도곡동 KBO 회관에서 회의를 갖고 WBC 대표팀 엔트리 변경 사항을 논의했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김광현, 음주사고로 물의를 일으켰던 강정호가 제외된 가운데 논란이 됐던 오승환의 추가 승선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한편 강민호는 무릎이 좋지 않아 이번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김인식 감독은 "어제 최종적으로 이야기가 나왔다. MRI를 찍어봤는데 무릎이 좋지 않아 한 달 뒤에 다시 MRI를 찍어 보기로 했다. 수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강민호의 대체 선수로는 김태군(NC)이 승선한다. 김태군과 함께 50인 엔트리에 있었던 이재원(SK)은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아 50인 명단에서 제외됐다.
강정호의 대체 요원은 김하성이 들어간다. 2014년 넥센에 입단한 김하성은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유격수 중 하나로 뽑힌다. 지난해도 144경기 전 경기에 출전, 타율 2할8푼1리, 20홈런, 84타점, 25도루로 생애 첫 20-20 클럽(20홈런-20도루)에 가입했다. WBC는 첫 출전이다.
50인 예비 엔트리 변경도 있었다. 강민호 대신 이지영(삼성)이 대체로 들어간다. 강정호의 제외로 오지환(LG)이 추가로 50인 엔트리에 들어온다. 50인 엔트리에 포함됐던 김주찬(KIA)도 수술을 받아 빠졌고, 박건우(두산)가 포함됐다. 이재원을 대신해 50인 명단에 들어갈 포수는 추후 발표될 예정이다.
추신수(텍사스)와 김현수(볼티모어)의 경우는 "추신수는 고액 연봉자가 수술을 해 들리는 이야기로는 불참 쪽으로 많이 무게가 실리고 있다. 본인은 나가고 싶은데 구단이 브레이크를 걸고 있다. 최종적으로 결정은 나지 않았지만 무게중심이 구단 쪽으로 기울고 있다. 김현수의 경우는 부상은 아니다. 하지만 이제 1년차를 보내 구단은 말리고 있는 모양이다. 본인이 나가고 싶다면 구단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불이익을 당하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가 있다"며 "전체적으로 여러 가지가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MLB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논의를 해 이 달 안으로는 결정이 날 것이라는 게 김인식 감독의 설명이다.
한편 오승환의 발탁은 유보됐다. 오승환은 실력만 놓고 보면 의심의 여지가 없는 최고 마무리 투수다. 그러나 지난해 1월 해외 원정 도박 파문이 문제가 됐다. 당시 법원으로부터 벌금형을 받은 오승환은 KBO(한국야구위원회)의 72경기 징계를 받았다. 그 후 세인트루이스에 입단하며 MLB에 진출해 아직 징계를 이행하지 않은 상황임을 고려, 예비 엔트리에서도 제외됐다.
그러나 김인식 감독은 오승환의 기량,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을 고려해 “오승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재차 밝혀왔다. 만약 출전한다면 오승환은 2006년 WBC 1회 대회를 시작으로 WBC 4개 대회를 모두 뛰게 된다. 김 감독은 "필요한 선수다. 그런데 선발을 뽑아야 하느냐, 뒤를 뽑아야 하느냐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양현종도 트레이너 이야기로는 재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양현종도 봄에 스타트가 늦다. 양현종도 지켜봐야 한다. 투수 부문은 결정하지 못했다"면서 "추신수, 김현수의 거취가 결정되면 코칭스태프가 다시 모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만약 김광현에 이어 양현종까지 빠진다면, 투수진 구성에 큰 변화가 올 수밖에 없다. 선발이 장원준-차우찬 둘뿐이다. 차우찬은 중간에서 활약할 수도 있다. 양현종이 안될 경우,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 코칭스태프 회의는 11일 이후 열릴 예정이다. 해외파 선수들, 양현종의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추가적으로 엔트리 변경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skullboy@osen.co.kr
[사진] 도곡동=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