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야구대표팀 감독이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의 대표팀 발탁에 대한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날 결론을 내지는 못했지만 오승환이 필요한 선수라는 것에 대해서는 강조했다.
김인식 국가대표팀 감독 및 코칭스태프는 4일 서울 도곡동 KBO 회관에서 회의를 갖고 WBC 엔트리 변경을 결정했다. 팔꿈치 수술로 대표팀 낙마가 불가피한 김광현(SK), 음주운전 사고로 물의를 일으킨 강정호(피츠버그)가 제외됐다. 여기에 무릎이 좋지 않은 강민호(롯데)도 낙마했다. 이를 대신해 김하성(넥센), 김태군(NC)이 새로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오승환을 비롯한 투수 쪽은 결정을 유보했다. 양현종(KIA)의 재활 상황도 지켜봐야 하고, 추신수 김현수 등 메이저리거들의 출전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11일 이후 다시 회의를 열어 상황을 논의하기로 했다.
관심을 모으는 것은 역시 오승환의 발탁이다. 지난해 세인트루이스 유니폼을 입고 MLB에 진출, 걸출한 활약을 선보이며 리그 정상급 마무리 투수의 위용을 뽐낸 오승환은 당초 예비 엔트리에 이름이 없었다. 지난해 1월 해외 원정 도박 파문으로 KBO의 징계를 받았기 때문이다. 오승환은 징계 후 세인트루이스와 계약, 아직 KBO의 징계를 이행하지 못했다. 이에 예비 엔트리에도 빠졌다.
그러나 김인식 감독은 최근 오승환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대표팀 엔트리 승선 가능성을 언급했다. 투수력이 현격히 약해진 대표팀에서 든든한 마무리가 필요하다는 논리였다. 이에 오승환의 발탁 여부를 놓고 찬반 여론이 맞부딪히고 있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해 "필요한 선수다. 그런데 선발을 뽑아야 하느냐, 뒤를 뽑아야 하느냐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았다. 오승환은 뽑는다면 빠른 시일 내에 뽑아야 한다. 50인 엔트리 안에 들어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MLB에서 구단으로 통보가 간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구단의 반응은 어떤가 등도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세인트루이스에서는 '왜 오승환이 발탁되지 않았나'는 반응도 있었다고 한다. 에이전트를 통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본인도 직접적으로 이야기한 것은 없다"며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할 뜻을 드러냈다. 그러나 "오승환은 틀림없이 필요한 선수"라고 강조하면서 발탁에 대한 욕심은 숨기지 않았다. /skullboy@osen.co.kr
[사진] 도곡동=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