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두산·넥센전 열세와 2017년 현주소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1.04 05: 59

한화, 지난해 두산·넥센전 9승23패  
절대 열세, 올해는 극복할 수 있나
"우리가 이기지 못하게 되어있었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지난해 시즌을 돌아보며 크게 아쉬워했던 부분 중 하나가 바로 두산-넥센과 상대 전적에서 절대 열세였던 점이다. 두 팀을 상대로 반타작 가까이만 했어도 5강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지만 지독한 천적 관계가 한화의 발목을 잡았다. 
1위 두산에는 4승12패, 3위 넥센에는 5승11패로 두 팀에게만 9승23패 승률 2할8푼1리로 크게 뒤졌다. 부질 없는 가정이지만 만약 한화가 두 팀을 상대로 16승16패 5할 승률만 했다면 4위도 가능했다. 결국 이게 한화가 갖고 있는 냉정한 전력 한계였다. 
김성근 감독은 "두산과 넥센에 진 요소들을 보니 우리가 이기지 못하게 되어있다. 기록상으로만 봐도 상대가 안 된다. 특히 두산전에는 팀 평균자책점이 7점대(7.72)였다. 득점 능력을 봐도 1번부터 9번까지 전체를 비교하면 상대가 될 수 없었다"고 되돌아봤다. 
김 감독은 "선발투수가 5회를 넘긴 게 몇 번 없었다"고 두 팀에게 결정적 이유를 꼽았다. 선발 5이닝 이상 투구가 넥센전은 3경기, 두산전은 6경기로 32경기 중 9경기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해 한화의 5회 이전 강판 86경기 중 23경기가 두산과 넥센전에 집중됐다. 
두산과 넥센은 막강 타선을 자랑한다. 지난해 팀 타율 1~2위가 두산(.298)-넥센(.293)이었다. 기본적으로 잘 치는 타자들이 상하위 타선 곳곳에 배치돼 있어 한화 투수력으론 쉽게 버틸 수 없었다. 한화의 최대 아킬레스건인 선발투수 약점이 두드러지며 일방적으로 밀렸다. 
천적관계라기보다 객관적인 전력차로 봐야 한다. 지금 상황을 볼 때 올해도 판세가 바뀔 가능성은 낮다. 우승팀 두산은 지난해 전력을 그대로 보존했고, 넥센은 더 강한 외국인 투수들과 한현희·조상우의 가세로 불펜까지 세졌다. 두 팀의 벽을 넘지 못하면 올해도 지난해와 다르지 않다. 
희망이 있다면 새로운 외국인 투수 2명이다. 지난해 두산전에서 거둔 4승 중 2승이 외국인 투수 파비오 카스티요의 몫이었다. 카스티요보다 강한 투수들이 들어온다면 일방적인 열세는 모면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아직 보장된 것이 아니다. 어떤 선수가 어떻게 던질지 모른다. 토종 선발진 역시 안영명이 복귀하지만 전체적인 구성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한화가 지난해 두산과 넥센을 꺾은 9경기를 보면 경기당 평균 득점이 무려 10.1점이었다. 승리한 날 9경기는 전부 최소 8득점 이상 냈다. 한화의 화력도 만만치 않지만 방망이로 이기는 건 한계가 있다. 승리한 9경기의 또 다른 특징은 평균 4.9명의 투수 투입인데 불펜 야구로 1경기는 잡아도 2~3경기 연속은 못 이긴다. 한화가 극복해야 할 과제가 바로 여기에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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