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두산 입단 동기 정재훈, 김성배, 김승회 트리오
2년 전 롯데에서 모였다가 제각각 흩어져...2017시즌 재회
불과 2년 전, 그들은 남쪽 땅에서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2016년 세 선수는 제각각 다른 팀으로 흩어졌다. 2017시즌을 앞두고 친정팀에서 재회하게 됐다.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함께 뛰는 것은 2011시즌 후 6년 만이다. 선수 생활 마지막을 함께 한다.
2003년 두산에 나란히 입단한 두산 정재훈(37), 김성배(36), 김승회(36) 불펜 트리오 이야기다. 두산은 3일 무적 신세인 김승회와 연봉 1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베테랑 곰 트리오의 정재훈, 김성배에 이어 김승회가 마지막으로 두산으로 되돌아왔다.
김승회는 지난해 11월 SK에서 자유계약선수로 풀렸다. 오르락내리락 변곡점이 많았다. 2003년 두산에서 데뷔한 김승회는 FA 보상선수로만 팀을 두 차례 이적했다. 2013년 말에 홍성흔(롯데→두산)의 FA 이적에 따른 보상선수로 롯데로 옮겼다.
2015년 말에는 윤길현(SK→롯데)의 보상선수로 이번에는 SK로 이적했다. SK에서 지난해 23경기에 출장해 1승1패 4홀드 평균자책점 5.92를 기록한 채 시즌 후 방출됐다.
두산은 베어스에서 10년을 뛴 김승회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기로 했다. 1억원의 통큰 계약. 김승회는 "야구 인생의 마지막은 두산에서 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다시 오게 되어 기쁘고 마음도 무척 편하다. 다시 기회를 준 구단과 김태형 감독님께 감사 드린다. 이번 시즌 잘 해서 웃으면서 마무리 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두산에서 10년 넘게 뛴 정재훈(37)은 2014시즌을 마치고 FA 장원준의 보상 선수로 롯데로 떠나갔다. 롯데는 20명의 보호 선수에서 제외된 베테랑 정재훈을 점찍었다. 그러나 정재훈은 롯데에서 자리잡지 못했다. 관록을 기대했으나 롯데에서 10경기 6⅓이닝 평균자책점 7.11에 그쳤다. 이후로 제대로 기회를 잡지 못하고 주로 2군에 머물렀다.
2015시즌을 마치고 2차 드래프트로 풀렸다. 그러자 두산은 정재훈을 데려왔다. 친정팀으로 돌아온 정재훈은 지난해 회춘모드였다. 시즌 초반부터 대단한 구위로 셋업맨으로 중용됐다. 지난 8월 오른 팔뚝 골절 부상을 당하기 전 홀드 1위를 질주했다. 46경기에서 1승5패 2세이브 23홀드 평균자책점 3.27로 맹활약했다. 아쉽게 부상과 수술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뛰지 못했지만, 정규시즌 그의 공로는 뛰어났다.
김성배(36)는 2016시즌 도중 트레이드로 두산으로 복귀했다. 지난 7월 두산과 롯데는 김동한-김성배 1:1 트레이드를 합의했다.
김성배는 2011시즌을 마치고 2차 드래프트로 롯데로 이적했다. 롯데에서 2~3년간 불펜에서 좋은 활약을 했다. 2012년에는 3승4패 2세이브 14홀드평균자책점 3.21을 기록했다. 2013시즌에는 마무리를 맡아 31세이브를 거뒀다.
그러나 2015시즌 평균자책점 7.71로 치솟으며 부진, 롯데에서 자리를 잃어갔다. 두산은 불펜 강화를 위해 베테랑 김성배에게 다시 손을 내밀었다. 5년 만에 친정팀 두산에 복귀한 김성배는 39경기에서 1패 1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6.03으로 불펜에서 제 역할을 했다.
2015시즌을 앞두고 세 선수는 롯데에서 재기를 다짐했다. 그러나 일 년 만에 공염불로 끝났다. 제 각각 사연도 있었다.
마치 연어가 고향을 돌아오듯 친정팀에서 뭉치게 됐다. 정재훈, 김성배, 김승회가 2017시즌 두산 불펜에서 얼마나 활약할 지는 모른다. 정재훈은 지난 11월 오른쪽 어깨 회전근개 부분파열로 관절경 수술을 받아 시즌 초반에는 출장이 힘들 전망이다.
그러나 두산팬들에게는 그들이 다시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잠실구장 마운드에 오르는 것을 보는 것이 즐거울 것이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