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익래 인턴기자] 부상 복귀 후 첫 선발 경기에서 자존심을 구겼던 ‘캡틴’ 최홍석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우리카드는 3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OK 저축은행에 세트 스코어 3-1(27-29, 25-21, 25-23, 25-19)로 승리했다.
승리의 주역은 팀 내 최다인 31득점을 올리며 공격을 주도한 외국인 선수 파다르였다. 그러나 파다르 혼자만으로는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이 여러 차례 드러난 우리카드였다. 조력자가 있었으니 반대편에 선 토종 에이스 최홍석이었다.
최홍석은 고질적인 오른쪽 무릎 통증에 대퇴부 근육이 올라오는 악재가 겹치며 한동안 선발에서 제외됐었다. 지난달 27일 한국전력 전에서 교체 투입되며 감을 찾았지만 선발 출장한 30일 대한항공 전에서 3득점에 그치며 고개를 떨궜다. 최홍석이 부진한 우리카드는 파다르 원맨쇼의 한계를 이겨내지 못하고 무너졌다.
전체적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최근 경기력 저하와 연관이 있었다. 김상우 우리은행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최홍석이 경기에 나서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다만 부상으로 빠졌던 열흘 간 훈련을 아예 안 했다. 실전 감각이 떨어진 것 같다”는 염려를 드러냈다.
이에 최홍석은 선발 명단에서 빠진 채 경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웜업존 대기는 그리 길지 않았다. 1세트 팀이 12-16으로 뒤진 상황에서 나경복과 교체된 최홍석은 14-16 상황에서 퀵오픈을 성공하며 첫 득점을 올렸다. 체력이 비축된 최홍석은 그야말로 몸을 아끼지 않았다. 17-17 동점 상황에서 디그에 실패해 리드를 내줬지만 코트 위를 뒹굴며 공을 쫓은 최홍석의 투혼에 김상우 감독 역시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네 차례의 듀스 끝에 1세트를 내줬지만 최홍석의 진가는 2세트에 빛났다. 6-6 동점 상황에서 최홍석은 6-6, 10-10 두 차례의 동점 상황에서 연이은 퀵오픈 성공으로 리드를 되찾아왔다. 이어 13-12 상황에서 모하메드의 백어택을 블로킹 하며 리드를 벌렸다. 최홍석이 2세트에서 기록한 4점 모두 승부처에서 터져 나와 더욱 값졌다.
최홍석은 3~4세트에서도 각각 4득점을 기록하며 파다르의 부담을 덜어줬다. 이날 경기 최홍석의 성적은 13득점(공격 성공률 50%). 경기 전까지 55.23%의 공격 성공률을 자랑하던 최홍석은 이날 경기에서 서서히 궤도에 진입하고 있을 증명했다. 최홍석이 오늘 보여줬던 모습은 팀이 위기일 때 나타나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하는, 캡틴의 품격이었다. 우리카드의 상위권 도약 퍼즐이 다시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