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퇴출 움직임' 한국의 냉정한 현실은?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7.01.04 06: 22

디젤 퇴출의 시대에 다가오는 가운데 한국의 현실은 여전히 어둡다.
C40 정상회의(C40 Large Cities Climate Summit)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80% 내외를 차지하는 대도시들이 기후변동에 공동 대응하며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행동과 협조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발족된 협의체다.
지난해 말 C40 정상회의는 기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다. 그 결과 프랑스 파리, 멕시코 멕시코시티, 스페인 마드리드, 그리스 아테네 등 4개 도시들은 2025년부터 디젤 차량 운행을 금지 시켰다.

특히 4개 도시는 전 세계에서 대기오염 수치가 심각한 도시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파리. 이미 디젤 차량으로 인한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매월 1회 샹제리제 거리에 차량을 통제한다. 그리고 센 강을 보행자 전용 도로로 바꿨다. 디젤차량 뿐만 아니라 운행 차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 세계는 일단 디젤차량의 규제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다. UN은 최근 "디젤 엔진이 배출하는 가스는 건강 악화 및 지구 온난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밝혔을 정도다.
디젤 엔진의 유해성은 이미 증명되고 있다. 디젤 엔진이 생성하는 이산화질소, 유해 가스 및 인체의 폐에 영향을 끼치는 미세먼지를 생성한다는 것, 그리고 다른 물질과의 상호 작용으로 인해 또 다른 독성 물질을 만들어낸다. 공기가 오염된 상황에서 디젤 엔진이 뿜어내는 유해가스가 결합하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한다는 주장이다. 
물론 문제만 있는 것은 아니다. 디젤 엔진은 연료 소모량이 적기 때문에 토양 오염을 일으키는 것이 가솔린 엔진에 비해 훨씬 적다. 또 증류 후 처리 과정도 휘발유에 비해 간단하다. 연료 효율이 뛰어난 것은 분명하다. 환경적으로도 디젤 엔진의 CO2 배출량은 가솔린 엔진보다 적다.
지난해 말 열린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오토모티브포럼에서도 디젤 게이트 사태 후 무차별적으로 배척되고 있는 디젤 엔진의 장점을 강조하는 발표가 나왔다.
당시 포럼서 배충식 KAIST 교수는 '디젤의 전망'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디젤을 이용한 엔진 기술은 여전히 수송 분야 에너지 기술 중 현존하는 가장 효율적인 에너지 변환 기술이"이라며 "고효율·저배기를 실현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유망한 친환경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또 "유한한 화석 에너지를 가장 효과적·친환경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디젤 엔진 기술이 사장돼야 하는 기술로 오도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대중에게 폭스바겐 사태와 과학적 사실을 분리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은 디젤엔진 뿐만 아니라 가솔린 엔진까지 규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많은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2006년부터 C40 정상회의에 가입한 서울은 노후 경유차에 대한 단속 외에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나서서 디젤엔진에 대한 규제를 가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 물론 현재 형성되어 있는 자동차 시장을 갑작스럽게 바꾸는 것도 어려운 것이 냉정한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잠자코 있는 동안 세계는 빛의 속도로 변하기 때문이다. / 10bird@osen.co.kr 
[사진]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