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의 WBC 합류 여부가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선발-구원을 통틀어 현재 한국야구에서 가장 강렬한 존재감을 갖고 있는 오승환은 도박 스캔들과 얽혀 대표팀 발탁 여부가 야구계의 뜨거운 감자가 된 것이다.
지난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마무리를 꿰차며 메이저리그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오승환은 WBC 투수진 고민을 덜어줄 수 있는 최고 카드다. 현재 대표팀 28인 엔트리에 올라있는 구원투수는 원종현(NC) 장시환(kt) 임정우(LG) 심창민(삼성) 등 국가대표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 많다. 임창용(KIA) 이현승(두산) 박희수(SK)는 경험이 있지만 최근엔 압도적인 구위가 아니다.
국제대회에서 승리를 확실하게 막아줄 수 있는 마지막 투수의 비중은 매우 크다. 그런 점에서 김인식 WBC 감독은 오승환의 합류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오승환의 역대 국제대회 성적을 보면 그럴 수밖에 없다.
오승환은 2006년 제1회 WBC를 시작으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09년 제2회 WBC, 2013년 제3회 WBC 등 총 5개 국제대회에 참가했다. 총 13경기에서 1승2패3세이브 평균자책점 3.38. 오승환의 이름값에 비하면 조금 아쉬움이 남는 성적일 수 있지만 2006년과 2013년 WBC에선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2006년 첫 WBC에서 4경기 3이닝을 던지며 몸에 맞는 볼 1개만 허용했을 뿐 안타와 볼넷 없이 탈삼진 3개에 무실점으로 위력을 떨쳤다. 2라운드 일본전에는 1점차 리드를 지키며 세이브를 올렸다. 당시 미국 대표팀 포수 마이클 바렛은 오승환의 직구를 보고 "110마일(170km)의 공을 던지는 것 같다"고 강력한 구위에 놀라움을 나타냈다.
그해 시즌 뒤 아시안게임에선 사회인 선수들로 구성된 일본에 끝내기 홈런을 맞고 패전투수가 돼 아쉬움을 삼켰지만,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선 2경기에서 1승1세이브를 올리며 1⅔이닝 무실점으로 막았다. 2009년 제2회 WBC에선 일본과 2라운드 1·2위 결정전에서 패전투수가 되며 2경기 1이닝 2실점에 그쳤다.
하지만 가장 마지막 국제대회였던 2013년 제3회 WBC에선 무적이었다. 비록 한국은 1라운드 예선 탈락의 쓴잔을 들이켰지만, 오승환은 3경기에서 세이브 1개를 올리며 2⅔이닝 6탈삼진 무실점 퍼펙트 투구를 했다. 압도적인 구위로 미국과 일본 스카우트들에게 눈도장을 찍었고, 시즌을 마친 뒤 일본프로야구로 진출했다.
2번의 패전과 함께 3점대(3.38) 평균자책점은 오승환에게 어울리지 않지만 5개 대회 세부 성적을 보면 WHIP 0.84, 피안타율 1할3푼9리에 10⅔이닝 동안 탈삼진 14개로 9이닝당 11.81개를 뽑아냈다. 피홈런은 단 1개뿐이다. 국제대회에서도 압도적인 구위를 자랑한 오승환이기에 이번 WBC에서도 그 필요성은 높아지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