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여교사' 이원근 "웃을 때 무슨 생각하는지 모르겠대요. 하하"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1.03 12: 29

(인터뷰①에 이어) 이원근은 신재하라는 인물을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낯선 일에도 두려움 없이 도전했다. 가장 큰 두 개의 축은 발레와 베드신이다. 본격적인 촬영을 한 달여 앞두고 매일 매일 하루 10시간~12시간씩 무용 연습에 투자했다.
“첫 날 발레 연습을 하고 난 후 그 다음날 온몸에 근육통이 생겼다. 근데 머피의 법칙처럼 그 날 저희 아파트 엘리베이터가 고장이 났다.(웃음) 제가 19층에 사는데 연습하러 가기 위해 1층까지 걸어 내려갔다. 평소엔 짧은 시간이지만 20분도 넘게 걸렸다. (웃음)걷기 어려웠지만 다시 연습하러 갔고 발레를 하면서 몸을 풀었다. 힘들었지만 행복했다.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는 따로 식단이나 몸매 관리를 하진 않았다. 식스팩이 없는 현실적인 고등학생을 보여주는 데 주력했다고. 베드신에 대해서는 “김하늘, 유인영 선배님보다 제가 작품 경험이 적고 어리지만 긴장하고 쑥스러워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선후배이기 전에 작품에서는 남녀 관계이기 때문에 긴장하지 않고 편안하게 찍었다”고 전했다.

김태용 감독이 이원근을 캐스팅한 이유는 외모보다 성실성을 높이 산 게 아닐까. 그러나 역시 이 작품의 본질은 이색적인 캐릭터의 이면에 감춰 있는 인간적인 매력을 찾아낼 때 가능해진다. 세 사람을 캐스팅한 김 감독의 눈은 정확했다.
‘여교사’를 보면 재하가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도통 감이 안 잡힌다. 혜영을 사랑하는 것 같긴 한데, 어떻게 보면 효주를 좋아하는 것도 같다. 이원근이 자신의 선한 미소 뒤에 감춰진 나쁜 남자의 이면을 매력적으로 살려낸 덕분이다.
“감독님은 제가 웃을 때 ‘무슨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시더라. 하하. 전 그냥 기분이 좋아서 웃은 건데⋯오디션 때 2시간가량 수다를 떨고 대본은 나중에 읽었다. 감독님이 저라는 사람을 굉장히 궁금해 하셨다. 그러면서 재하와의 공통점을 찾으신 것 같다. 저 역시 사랑에 충실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사랑에 있어서만큼 비슷하다. 사랑받고 싶다. 어릴 때는 여자친구가 있어도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느낀 적이 있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친한 사람, 덜 가까운 사람들에게 대하는 행동도 다르다고 생각한다. 저 역시 그렇다.”
이어 그는 “저는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재하가 굉장히 사랑받고 싶어 하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사랑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아이. 혜영의 꾐을 알면서도 사랑이라면 모든 것을 거는 인물이다. 그렇다고 재하가 효주를 사랑한 게 아니다. 효주 역시 혜영을 이기기 위해 재하를 사랑한 척 한 게 아닐까”라고 말했다.
사랑스러운 눈웃음과 오싹한 광기, 선한 미소를 함께 보여주는 이원근. 그의 진짜 얼굴은 무엇일까. 여느 27세 남자처럼 눈빛에 장난기가 서려 있으면서도, 그 안에는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는 묵직함과 진중함이 있다.
“저는 꾸준히 성장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배움과 성장이 멈추면 그것은 너무 가슴 슬픈 일이다. 작년에 촬영한 ‘여교사’를 다시 보니 왜 그때 저렇게 밖에 연기하지 못한 건지 아쉽기만다. 그러면서 발전하는 것 같다.”/ purplish@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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