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여교사' 이원근 "남자판 '은교'? 감독님 말에 답 있다"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1.03 12: 29

순정 만화에서 갓 튀어나온 것처럼 곱게 생긴 배우 이원근은 실제로 봐도 정말 예쁘게 생겼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요즘 ‘얼굴 천재’라는 말이 유행어인데, 그에게 갖다 붙여도 전혀 손색이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그가 키 크고 얼굴만 잘생긴 건 아니다. 털털하고 솔직하면서도 진중한 매력이 있었다. 사실 화면을 통해 만난 그는 만화 속 주인공처럼 준비된 말만 늘어놓을 것 같고, 단답형으로 대답할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수다스러운 아이처럼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서고 어울릴 줄 안다.
이원근은 최근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저는 같은 말만 되풀이 하더라도 인터뷰 하는 이 시간이 정말 즐겁고 재미있다”고 말하며 선한 미소를 지었다. ‘꽃미남’ 배우의 계보를 잇는 그가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 ‘여교사’(감독 김태용)를 추가했다. 그간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 및 독립영화에 출연해왔는데 ‘여교사’가 그의 첫 상업영화다.

이 영화에서 그는 순수한 맛이 없고 되바라진 19살 무용특기생 신재하를 연기하며, 계약직 교사 효주(김하늘 분)와 혜영(유인영 분) 사이를 넘나들며 여자들의 질투심을 자극한다.
‘여교사’는 단지 교사와 고등학생의 부적절한 관계 혹은 사랑만을 담은 영화는 아니다. 금수저와 흙수저의 대립, 비정규직의 설움, 먹고 사는 문제 등 다양한 주제를 만나볼 수 있다. 19금 멜로 영화라고만 치부하기에는 아깝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생각지도 못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이원근은 “저는 우리 영화가 금수저-흙수저, 여자들의 신경전 등 인간의 질투심의 끝이 어디인가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본다”며 “제목 때문에 조금은 편견이 생겼을 수도 있지만 그 속에 여러 가지 주제들이 있다. 편하게 보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영화를 ‘남성판 은교’라고도 표현한다. 이는 단지 교사 대 학생의 관계로만 놓고 표면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원근은 “일단은 감독님이 얘기하신 것 중에 답이 있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감독님이 ‘재하의 행동이나 말투, 표정에서 엄마의 사랑을 갈구하는 어린 아이 같았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전 그의 어머니가 어릴 때 집을 나갔거나 돌아가셨다고 생각했다. 재하와 혜영은 어릴 때부터 아는 사이인데, 그런 자세한 씬들은 편집됐다. 덕분에 관객들이 둘 사이에 대해 더 궁금해 하며 영화에 빠져드실 것 같다. 혜영에게 어머니의 사랑을 갈구하는 연기를 했다. 그렇다고 떼를 쓰는 것은 아닌데 아이 같은 말투를 유지하려고 신경을 많이 썼다.”
이원근이 고교생의 말투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재하의 불안정한 대사, 말투를 일부러 수정하지도 않았다. 이 모든 게 아이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서였다. “재하가 괴로워할 때도 감정을 너무 세게 표현하지 말라고 하셨다. 감정의 50%만 보여주는 게 중요했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purplish@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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