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이냐 쪽박이냐, 2017년 예비 FA 시장 전망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1.03 06: 14

2017시즌 후 예비 FA 선수는 모두 32명  
투수·포수 부족, 내야수·외야수 황금어장
대박이냐 쪽박이냐. 2017년 FA 시장이 궁금하다. 

2017년 새해를 어느 때보다 기다려온 선수들이 있다. 바로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 선수들이다. 다년 계약에 두둑한 계약금까지 받을 수 있는 FA는 선수들에게 일생일대의 기회. 올 겨울 FA 시장은 어떻게 흘러갈까. 포지션별로 FA 시장을 전망해봤다. 올 시즌을 정상적으로 마칠 경우에 FA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선수는 모두 32명이다. 
▲ 투수 14명, 최연소가 33세 안영명
- 우완 정재훈·김진우·최영필·안영명·이재우·송신영·이정민(7명), 좌완 박정진·이명우(2명), 사이드 김성배·신승현·임창용·정대현·권오준(5명)
지난 겨울 FA 시장에서 차우찬과 우규민이 대박을 칠 수 있었던 것은 선발투수였기 때문이다. 다가올 겨울 FA 투수는 14명이 예정돼 있지만 확실한 선발투수 자원이 없다. 선발 10승을 경험한 투수는 김진우(4회)·임창용(3회)·안영명(2회) 뿐이며 그나마 가장 최근이 2015년 안영명일 정도로 선발 자원이 매말랐다. 김진우나 안영명이 선발로서 좋을 때 경쟁력을 찾지 못하면 대박은 어렵다. 
베테랑 구원투수들은 차고 넘친다. 그러나 '최고령 선수' 최영필(43)을 비롯해 임창용(41) 박정진(41)·송신영(40) 등 불혹을 넘긴 선수만 4명이다. 이외 나머지 투수들도 모두 30대 중후반이며 가장 나이 어린 선수가 1982년생 이명우(35)일 정도로 FA 투수는 고령화됐다. 선발을 포함해도 1984년생 안영명(33)이 최연소일 정도. 나이와 보직을 볼 때 투수 중 FA '대박' 계약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 포수 1명, 강민호 또 한 번 대박?
포수 FA는 두 번째로 자격 취득을 앞둔 롯데 강민호가 유일하다. 강민호는 4년 전이었던 2013년 11월 원소속팀 롯데와 4년 총액 75억원 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기준 FA 사상 최고액 대박. 계약 첫 해에는 먹튀 논란에 시달렸지만 최근 2년은 최정상급 포수로서 면모를 되찾았다. 1985년생의 강민호는 나이도 아직 31세에 불과하다. 
여전히 KBO리그는 포수 기근에 시달리고 있고, 강민호는 두 번째 FA로도 적잖은 돈을 손에 넣을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을 끝으로 주전 포수 김태군이 군입대하는 NC, 오랜 기간 포수 때문에 끙끙 앓고 있는 한화가 강민호 영입전에 뛰어들 수 있다. 물론 롯데도 강민호가 빠지면 대안이 없다. 예비 FA 포수도 강민호 단 한 명, 여러모로 FA 대박 조건을 갖췄다. 
▲ 내야수 7명, 풍부한 유격수 자원
- 1루수 채태인·박종윤(2명), 2루수 정근우(1명), 유격수 손시헌·김상수·문규현(3명), 3루수 지석훈(1명)
내야수 중에는 유격수가 3명이나 FA로 풀린다. 그 중 27세에 불과한 김상수에게 시선이 집중된다. 지난해 커리어로우 시즌을 보냈지만, 공수주 삼박자를 두루 갖춘 젊은 유격수 김상수의 가치는 높다. 첫 FA 때 4년 30억원에 계약한 손시헌은 두 번째 자격을 얻었지만 나이가 벌써 37세란 게 아쉽다. 수비는 변함없이 견고하며 방망이도 쏠쏠하다. 첫 FA 자격을 얻은 문규현은 33세 나이에 타팀의 부름을 받을 만한 상황은 아니다. 
2루수로는 정근우가 주목을 받는다. 3년 전 4년 70억원의 거액에 FA 대박을 터뜨린 정근우는 35세 노장이지만, 여전히 정상급 기량을 갖췄다. 첫 FA 만큼은 아니더라도 상당한 관심을 받을 만하다. 롯데·삼성·LG의 2루가 취약해 수요는 충분히 있다. 1루수는 채태인과 박종윤, 두 좌타자가 있지만, 최근 성적이 떨어지고 있어 올 시즌 반등이 절실하다. 채태인은 건강한 모습만 보여준다면 타격에 있어 의심의 여지없다. 지석훈은 3루를 포함 내야 전 포지션 수비 가능하지만 대박까진 어렵다. 
▲ 외야수 8명, 넘치는 자원 '황금어장'
- 중견수 이용규·이대형·이종욱·이우민(4명), 우익수 손아섭·민병헌·정의윤(3명), 좌익수 김주찬(1명)
시즌 후 FA 최대 시장은 역시 외야수들이다. 우익수로 첫 FA 자격을 얻는 손아섭·민병헌·정의윤의 행보가 주목받는다. 손아섭과 민병헌은 공수주 어디 하나 빠지지 않는 특급 외야수들로 나이도 각각 29세, 30세로 야수로는 전성기를 구가할 시점이다. 수년간 실적과 앞으로 가능성을 봐도 이만한 선수 구하기 어렵다. FA 최대 '블루칩'이다. 정의윤은 손아섭과 민병헌에 비할 정도는 아니지만 장타력이란 최대 무기를 갖고 있다. 
중견수 자원도 많이 나온다. 두 번째 FA 자격을 얻는 이용규가 역시 최대어 선수. 3년 전 첫 FA 때 4년 67억원을 받았는데 이번에도 큰돈을 손에 넣을 듯하다. 아직 나이가 32세밖에 되지 않았고, 최근 2년 연속 개인 최고 타율을 경신하며 타격 기술이 발전했다는 평. 역시 타격이 향상되고, 주력이 살아 있는 이대형도 무시할 수 없다. 좌익수로는 김주찬이 있다. 최근 4년간 1500타석 이상 타자 기준 타율 5위(.337)에 빛난다. 4년 전 FA 때 4년 50억원 대박을 쳤지만 36세 나이가 변수다. 
▲ 지명타자 2명, 이호준·최준석 관건은 나이
지명타자는 2명, 이호준과 최준석이 있다. 이미 두 번의 FA 계약을 이뤄낸 이호준은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3번째 FA 자격을 신청할 수 있었지만 스스로 포기했다. FA 자격을 유지했지만 어느새 만 41세가 돼 다년계약은 쉽지 않다. 올 시즌 어떤 성적을 내느냐에 따라 변수가 있겠지만 이호준의 FA 욕심은 크지 않다. 
이에 따라 지명타자 자원은 실질적으로 최준석밖에 없다. 3년 전 FA로 4년 총액 35억원에 계약한 최준석은 첫 2년간 4번타자로 활약했다. 그러나 3년째였던 지난해 아쉬움을 남겼고, 계약기간 마지막 해가 된 올해 다시 검증 무대에 오른다. 35세의 나이를 감안하면 최준석도 첫 번째 FA 계약 수준은 어려워 보인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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