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의 내수 판매가 줄었다. 하지만 분명 해결 방법은 있다. 세그먼트의 확실한 정리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국내 65만 8642대, 해외 420만 1407대를 포함해 총 486만 49대를 판매했다고 2일 밝혔다.
전년 496만4831대에 비해 2.1% 감소한 실적으로 현대차 글로벌 판매량이 줄어든 것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연간 목표로 제시했던 501만대에 비해서는 15만대가량 모자란 판매실적이다.
무엇보다 내수판매량 감소가 뚜렷했다. 현대차의 지난해 내수 판매실적은 65만 8642대로 전년에 비해 7.8% 감소했다.
이유는 있다. 지난해 6월 개별소비세 인하혜택이 종료되면서 내수 경기가 위축됐고 노조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이 영향을 미쳐 판매량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따라서 현대자동차는 존비속 중 현대차 신차를 구매한 이력이 있는 20~30대(77년1월1일 이후 출생자)가 차를 살 경우 구매 대수에 따라 20만~50만원을 할인하는 '웰컴 H 패밀리'를 이달부터 시행한다.
기아자동차는 2016년 한해 동안 국내판매 53만 5000대, 해외 248만 5217대 등 전년 대비 1.0% 감소한 302만 217대를 판매했다. 물론 지난 2014년 이후 3년 연속 300만대를 판매했지만 실적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기아차도 이달 스포티지를 출고하는 고객이 65만 원 상당의 옵션 패키지, LG 퓨리케어 공기청정기나 1.5% 저금리 할부+15만 원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또 작년 말 기준으로 하이브리드를 보유한 고객이 K5 하이브리드, K7 하이브리드나 니로를 사면 30만원을 추가로 할인한다.
현대-기아차 모두 노후 경유차 교체시 정부의 세제지원 외에 추가로 차종에 따라 50만~120만원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그러나 완전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올해 부진에도 불구하고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내년도 목표를 825만대로 제시했다. 신년사를 통해 현대자동차그룹에 새로운 목표를 던진 정몽구 회장의 생각은 역대 최대치를 달성하자는 의지다.
따라서 현대차와 기아차는 잘 팔리는 차에 대해 집중하는 방법도 찾아야 한다. 특히 중복되는 세그먼트를 확실하게 정리하면서 동반 성장을 해야 한다.
현대차는 아반떼가 전세계 시장에서 87만 5194대가 판매되며 한국 자동차 모델 중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렸다. 기아차의 경우에는 57만4780대를 판매한 스포티지가 강세다. 세그먼트가 확실히 다르다. 세단과 SUV의 차이도 있다.
한국지엠과 쌍용차 모두 확실한 판매고를 올리는 차종이 있다. 해당 세그먼트에 대한 집중도가 높았다. 가장 뛰어난 것은 르노 삼성. 르노삼성의 지난해 기록적인 성장은 신차인 SM6와 QM6가 주도했다. SM6는 출시 이후 연간 5만대의 판매목표량을 두 달여 앞두고 미리 달성하며 연간 누계 5만7478대를 판매했으며, 중형 세단 시장에서 자가용 승용차 부문 1위를 계속 유지했다. QM6는 출시 두 달 만에 중형 SUV 시장에서 경쟁 모델을 밀어내고 연간 판매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복잡한 구성 대신해 장점이 확실한 곳을 집중적으로 파고 들어야 한다. 대표적인 한국 자동차 메이커라고 하지만 세계에서 경쟁을 펼치기에는 다른 자동차 메이커들과 다를 것이 없기 때문이다. 압도적인 우위를 점한 현대-기아차지만 흐름을 타지 않는다면 향후 행보는 쉽게 예측하기 힘들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