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요정 김복주’ 시청률이 다는 아니올시다 [역도요정 으랏차차①]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7.01.04 10: 30

MBC 수목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는 단순히 역도를 하는 복주의 이야기가 아니다. 알싸한 첫사랑도, 좌충우돌 우정도, 출렁이는 고민도 담긴 우리 모두의 싱그러운 20대가 담겨는 드라마다.
‘역도요정 김복주’는 바벨만 들던 스물한 살 김복주(이성경 분)의 첫사랑과 청춘을 담은 드라마다. 이성경과 남주혁, 경수진, 이재윤, 조혜정, 이주영 등이 출연하며 김복주가 있는 역도부를 중심으로 캠퍼스 라이프를 그려내고 있다.
사실 ‘역도요정 김복주’는 수목드라마 중 가장 아쉬운 성적을 내고 있다. SBS ‘푸른바다의 전설’이 워낙 강세를 차지하고 있고, KBS 2TV ‘오 마이 금비’도 ‘역도요정 김복주’보다는 한 발 앞선 상태다. 하지만 ‘역도요정 김복주’를 응원하는 마니아층이 형성된 모양새라 단순히 시청률로 재단하기엔 이르다는 의견이 많다.

‘역도요정 김복주’의 주인공 김복주는 사랑은 한 번도 안 해본, 오로지 ‘역도 요정’이 되기 위해 바벨만 들었던 소녀다. 그런 김복주는 정재이(이재윤 분)에 반해 달뜬 짝사랑의 달콤함과 결국 맺어지지 못하는 첫사랑의 쌉싸래함을 겪는다. 이를 지켜본 김복주의 친구이자 정재이의 동생인 정준형(남주혁 분)은 문득 자신이 김복주를 좋아한단 사실을 깨닫게 된다.
김복주의 달콤쌉싸래한 첫사랑은 풋풋한 20대의 모든 청춘을 대변한다. 복주는 처음이라 서툴고, 하지만 어떻게든 상대방에 조금이라도 더 좋게 보이고 싶어 애를 쓴다. 이리저리 재고 따지는 건 없다. 오로지 설레는 감정에만 충실할 뿐이다. 그런 복주의 상태가 시청자들로 하여금 고교 시절, 혹은 20대 때의 풋풋한 첫사랑을 떠올리게 만드는 것이다.
그렇다고 김복주의 사랑 이야기만 나오는 건 아니다. ‘역도요정 김복주’에는 꿈과 미래에 대한 혼란스러움으로 가득한 위태로운 청춘의 모습도 담겨져 있다. 복주는 짝사랑을 하면서 처음으로 역도가 싫어졌고, 리듬체조 선수 송시호(경수진 분)는 자신을 극단으로 내몰아 응급실까지 실려간다. 이런 한 발 삐끗한 경험을 하며 복주와 송시호 모두 주변이 원하는 꿈이었던 운동을 한 발짝 뒤에서 생각해볼 시간을 갖게 되고, 진정한 꿈을 되찾게 된다.
우정에 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김복주가 있는 역도부의 이야기는 스포츠 청춘물의 정석인 성장과 우정을 다룬다. 복주와 이선옥(이주영 분), 정난희(조혜정 분)의 우정, 역도부 감독과 코치, 그리고 역도부원들이 부대끼며 만들어가는 이야기는 마치 ‘닥터챔프’나 ‘태릉선수촌’을 연상케 한다.
이처럼 다양한 20대 청춘의 현실과 감성을 조목조목 담은 ‘역도요정 김복주’는 막바지로 오면서 김복주와 정준형의 알콩달콩한 첫 연애의 모습도 담아 설렘도 자극한다. 친구에서 연인이 된 김복주와 정준형은 많은 시청자의 연애 세포를 자극하면서도 자극 없이 풋풋한 설렘을 완성시킨다.
드라마에 악역도 없고, 자극적이거나 작위적인 설정도 없다. ‘역도요정 김복주’는 충분히 있을 법한 일이지만, 마치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섬세하게 20대 청춘들의 감성을 녹여냈기에 호평을 받고 있다. 싱그럽고, 아름답고, 그리고 모두의 20대였던 김복주의 청춘을 담은 ‘역도요정 김복주’가 그저 ‘시청률 저조 드라마’로 치부되는 게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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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역도요정 김복주’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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