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지창 “운전자 실수로 매도” vs 테슬라 “유명인 지위 이용해 협박”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7.01.02 18: 19

 가수 겸 배우 손지창(47)의 테슬라 급발진 주장 사고를 두고 양측이 ‘사생결단’의 태세로 팽팽하게 맞섰다. 손지창은 소송 사실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려 국내 팬들과 자동차 관심 독자들에게 테슬라 측의 태도를 강하게 비난했고, 테슬라도 “유명인의 지위를 이용해 회사를 협박했다”며 강한 어조로 대응했다.
▲사고 경위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 살고 있는 손지창이 작년 9월 10일 자신 소유의 테슬라 ‘모델X’를 차고에 넣다가 급발진으로 추정 되는 사고를 당했다. 손지창이 페이스북에 밝힌 경위를 보면 사고 당일 저녁 8시 무렵 손지창은 둘째 아들을 태운 채 ‘모델 X’를 차고에 넣기 위해 차고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차고 문이 완전히 다 열린 것을 확인하고 차고 안으로 진입하려는 순간 차가 굉음을 내며 돌진하기 시작했다. 미처 손 쓸 새도 없이 차는 차고 벽을 뚫고 나갔고 차 앞머리가 거실벽까지 반쯤 뚫고 박힌 뒤에야 겨우 멈춰 섰다. 어바인에 있는 손지창의 집은 다행히 목조 주택이라 충돌에서 오는 충격을 상당히 흡수할 수 있었다. 손지창이 타고 있던 운전석 차문(새의 날개처럼 위로 열리는 차문)은 거실 벽에 끼어 열리지 않았고, 아들이 타고 있던 동승석 차문으로 손지창은 가까스로 빠져 나올 수 있었다.
▲협상 과정에서 갈라진 양측의 주장
예상치 못한 사고로 크게 충격을 받은 손지창은 테슬라 측에 강하게 항의했고, 그 과정에서 갈등이 심화 됐다.  
여기서부터는 양자의 입장은 완전히 달라진다. 먼저 손지창은 “사고 조사를 나온 테슬라의 태도에 실망했다. 차의 결함을 찾기 보다는 운전자의 실수로 뒤집어씌우는 분위기였다. 사고 일주일 후에 추가 조사를 나온 사람은 차의 블랙박스에서 정보를 빼가며 본사 사람과 통화를 계속했고, 내가 다가가는 것조차 막았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하지만 테슬라가 밝힌 공식 입장은 손지창의 주장과는 거리가 있다. 테슬라는 소송과 관련한 미디어 답변서에서 “차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손지창은 유명인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회사를 협박하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유명 배우이자 가수인 모델X 소유자는 손해배상을 하지 않거나 차가 저절로 가속 된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유명인의 지위를 동원해 테슬라의 명성에 흠집을 내겠다고 협박했다”는 입장이다. 
▲협상 끝, 결국 소송
좁혀질 수 없는 견해차를 확인한 양측은 결국 소송을 선택했다. 손지창은 “그들은 내가 유명인임을 이용해 돈을 요구했다는 식의 답변을 내놓았다. 도무지 묵과할 수 없어 변호사와 상의해 소송을 시작했다”고 페이스북에서 밝혔다.
손지창은 한발 더 나아가 집단 소송까지 진행하고 있다. 미국에는 테슬라 모델X 관련 급발진 주장 사건이 6건이 더 있다. 손지창은 그들과 함께 집단소송도 시작했다.
▲업계의 시각은?
테슬라는 앞선 6건의 급발진 주장 사고에서 모두 운전자 잘못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 근거는 테슬라의 자체 컴퓨터가 기록한 운행 로그다. 테슬라의 기록에는 하나 같이 운전자가 브레이크 대신 가속기를 밝은 것을 나온다. 이번 손지창 사고에서도 테슬라는 “손지창이 사고 상황 내내 가속페달을 100%까지 밟고 있었다”고 데이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주장했다.
테슬라 모델X 관련 급발진 논란 사고에는 공통점이 있다. 차가 모두 속도를 줄이다가 완전 정차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테슬라의 주장대로라면 완전 정차를 위해 브레이크를 꽉 밟는 시점에서 브레이크 대신 액셀을 밟아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테슬라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유사한 급발진 논란 사고가 찍힌 영상을 보면 차가 주차 지점에 서서히 속도를 줄이며 들어서다 갑자기 속도를 내며 돌진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운전자가 이미 속도를 줄이고 있는 상태라면 급브레이크를 밟지 않는다. 브레이크를 착각해 엑셀을 밟았다 하더라도 100%까지 풀액셀을 밟지는 않는 게 일반적이다.
글로벌 시장에 출시 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모델X’에 유사사고가 집중 되는 것도 의문점이다. 모델X는 2012년에 발표 됐지만 정식 출시는 2015년 9월이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는 브레이크/가속페달 착오로 연간 약 1만 6,000건의 사고가 발생 된다고 한다. 미국의 자동차 등록대수가 약 2억 5,000만 대로 파악 되고 있는 상황에서 1만 6,000건은 그리 많은 수는 아니다. 그런데 출시 1년 반이 채 안 된 테슬라 모델X에서 벌써 7건의 유사 사고가 발생했다. 
테슬라가 자랑하는 세계 최고의 안전 및 자율 주행 시스템인 ‘오토파일럿’에서 오는 모순도 있다. 테슬라에 따르면 오토파일럿에는 가속기와 브레이크 페달을 동시에 밟았을 때는 동력발생 장치인 토크모터를 단절시키는 기능이 있다. 또한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밟을 때 착오로 밟는 건지, 정상적으로 밟는 건 지를 구분하는 센서도 있다. 명백하게 페달을 잘못 밟았다고 센서가 판단하면 이 때도 역시 토크모터가 단절 된다. 이 같은 오토파일럿의 최첨단 기능들은 테슬라가 손지창의 소송에 맞서 발표한 성명에 포함 된 내용이다.
테슬라의 설명이 맞다면 운전자를 보호하는 최첨단 장치들이 왜 손지창 사고에서는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는지 테슬라 스스로 설명해야 하는 모순에 빠진다. 세계 자동차 업계가 이번 소송에 크게 관심을 갖는 이유이기도 하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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