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익래 인턴기자] 팬들은 “한국야구에 젊은 스타가 사라지고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낸다. 그러나 1990년대생 스타들은 무럭무럭 성장해 소속팀의 주전 자리를 꿰차며 이미 ‘다음 세대’를 이끌고 있다. 이제 어린 티를 벗고 한국 야구의 척추가 되어가는 90년대생 선수들. OSEN은 최고의 활약을 뽐내고 있는 1990년대생 선수들을 포지션 별로 한 명씩 선정했다.
포수 – 유강남(LG 트윈스, 1992년생)
100경기 타율 2할6푼6리 OPS 0.705 8홈런 47타점(이하 2016시즌 기록)
각 팀 90년대 생 포수 중 유일하게 ‘주전급’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 선수다. 지난 시즌 100경기에서 658이닝을 소화한 LG 포수 중 최다 출장, 최다 이닝을 기록했다. 양상문 LG 감독은 “내년 시즌 키플레이어는 포수진 전체”라고 밝혔다. 유강남의 도루성공률은 2015년 19.4%에서 2016년 38.1%로 껑충 뛰었다. 유강남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내년 시즌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다짐했다.
1루수 - 구자욱(삼성 라이온즈, 1993년생)
108경기 타율 3할4푼3리 OPS 0.967 14홈런 77타점 10도루
구자욱은 삼성을 넘어 KBO리그의 차세대 스타로 주목받고 있다. 2년차 징크스도 구자욱 앞에서는 힘을 잃었다. 데뷔 첫해이던 2015년 116경기 타율 3할4푼9리 11홈런 57타점으로 신인왕에 오른 구자욱은 2016시즌 더 날카로워졌다. 홈런과 OPS가 모두 오른 반면 삼진은 덜 당했다. 하지만 구자욱의 1군 진입 전까지 통합 4연패 위엄을 달성했던 삼성이 예전의 위용을 잃었고 구자욱이 짊어져야 할 짐은 더욱 무거워졌다. 구자욱은 “개인적 목표보다 팀 우승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 전 경기 출장으로 그 목표에 힘을 싣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2루수 - 박민우(NC 다이노스, 1993년생)
121경기 타율 3할4푼3리 OPS 0.848 3홈런 55타점 20도루 84득점
박민우는 팀 1군 진입 두 번째 시즌에 신인왕을 받으며 NC의 2루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 시즌 초 삼성과의 3연전에서 실점과 직결되는 송구 실책을 범했고 NC는 이 두 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스스로 ‘멘붕의 시기’였다고 밝힌 박민우는 실책 이후 복귀 한 뒤 한층 성장한 것 같다는 총평을 내렸다. 김경문 NC 감독은 “내년에는 본격적인 발야구에 나설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그 첨병은 박민우가 맡아야 한다. 박민우는 “50도루 이상이 목표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3루수 - 허경민(두산 베어스, 1990년생)
144경기 타율 2할8푼6리 OPS 0.745 7홈런 81타점 96득점
지난해 전 경기에 출장하며 1206⅓이닝을 소화한 허경민은 나성범(NC)과 함께 야수 최다이닝 1위에 올랐다. 이후 생애 첫 올스타, 올 3월 열릴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엔트리 포함까지. 2016년은 허경민이 정상급 3루수로 도약하는 시즌이었다. 두산은 FA 이원석을 삼성으로 보냈다. 허경민을 믿기 때문에 가능했던 선택이다. 허경민은 백업으로 나섰던 프리미어12보다 더 많은 역할을 하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유격수 - 오지환(LG 트윈스, 1990년생)
121경기 타율 2할8푼 OPS 0.881 20홈런 78타점 17도루
풀타임 첫 시즌이던 2010년, 27개의 실책을 범하며 경기를 지배한다는 뜻의 ‘오지배’라는 오명을 썼다. 이제 ‘오지배’는 타격과 호수비로 경기를 지배한다는 뜻으로 바뀌었다. 지난 시즌 7월부터 3개월 간 17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LG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오지환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유격수 중에는 최초로 20홈런 유격수에 등극했다. OPS 0.881로 유격수 1위는 덤. 비록 골든글러브는 오지환을 외면했지만 ‘가장 공격력이 뛰어난’ 유격수는 오지환이었다.
박건우(두산 베어스, 1990년생)
132경기 타율 3할3푼5리 OPS 0.940 20홈런 83타점 95득점
2009년 두산에 입단한 박건우는 팀의 두터운 외야 자원 탓에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고 군 입대를 선택했다. 전역 후 2015년, 박건우는 70경기 타율 3할4푼2리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리고 김현수가 메이저리그로 떠난 2016년, 두산 외야의 한 축을 맡아 팀의 한국시리즈 2연패를 이끌었다. 1번 타순으로 주로 나온 박건우는 잠실구장에서만 10홈런을 기록하는 등 20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호타준족 능력을 증명했다. 특히 ‘잠실 라이벌’ LG를 상대로 14경기 타율 4할1푼7리 3홈런을 기록한 박건우는 두산 팬들의 마음을 훔친 새로운 히트 상품이다.
박해민(삼성 라이온즈, 1990년생)
141경기 타율 3할 OPS 0.767 4홈런 61타점 52도루 109득점
또 하나의 육성선수 신화가 박해민의 손에서 쓰이고 있다. 2012년 입단한 박해민은 리그 최고의 수비력을 앞세워 2015년부터 삼성의 주전 중견수로 자리매김했다. 2015년 60도루로 생애 첫 도루왕에 오른 박해민은 2년 연속 도루왕에 오르며 KBO리그 대표 대도 중 하나로 꼽힌다. 박해민은 “도루 성공률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며 올 시즌 각오를 밝혔다. 박해민의 지난 시즌 도루 성공률은 77.6%(52도루 15실패)였다.
채은성(LG 트윈스, 1990년생)
128경기 타율 3할1푼3리 OPS 0.809 9홈런 81타점 64득점
가수는 노래 제목을 따라간다는 말이 있다. 채은성은 자신의 응원가 가사를 따라 힘차게 날아올랐고, 빛나고 있다. 2014년 내야수로 1군에 등장한 채은성은 백업 기회라도 얻기 위해 2015시즌부터 외야수로 전업했다. 그리고 지난해 채은성은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8월 15경기 타율 1할9푼2리로 슬럼프에 빠졌던 점은 아쉽지만,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르는 선수들이 흔히 겪는 체력 저하다. 올 시즌은 다를 거라는 각오를 밝힌 채은성에게 팬들은 ‘대(大)은성’이라는 별명을 지어줬다. 이대로라면 LG 리빌딩의 주인공은 바로 채은성이다.
선발투수 - 이재학(NC 다이노스, 1990년생)
2016시즌 26경기 12승 4패 평균자책점 4.58
NC의 1군 진입 첫 해 신인왕을 받으며 황태자로 자리매김했다. 2013년부터 작년까지 4년 연속 10승을 기록했음에도 2016년 성적은 가장 좋지 못했다. 승부조작 혐의로 시즌 내내 구설에 올랐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 승부조작은 사실이 아니었다. 또한 이재학은 2011년 두산 시절 불법 스포츠 도박에 가담한 혐의를 받았지만 공소시효 만료로 처벌받지 못한다. 이재학은 별다른 징계 없이 올 시즌에도 뛸 전망이다. 그러나 ‘정의, 명예, 존중’을 앞세웠던 팀 컬러에 큰 오점을 남겼다.
불펜투수 – 심창민(삼성 라이온즈, 1990년생)
2016시즌 62경기 2승 6패 4홀드 25세이브 평균자책점 2.97
제4회 WBC에 나설 투수 중 임정우와 함께 유이한 90년대생이다. 심창민이 데뷔했을 때 삼성은 안지만-오승환, 안지만-임창용으로 이어지는 철벽 불펜이 가동됐던 시절. 좋은 선배들 위에서 무럭무럭 자란 심창민은 어느덧 삼성의 마무리투수로 자리 잡았다. 심창민은 “최고의 선배들과 함께 필승조에 포함됐던 건 돈주고도 못 살 경험”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올 시즌 장필준, 이승현 등이 나설 삼성의 7-8회는 물음표지만 심창민이 지킬 9회는 마침표, 그리고 느낌표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