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의 2017 스토브리그는 어떤 모습일까?
KIA 왼손투수 양현종에게 2017 시즌은 특별하다. 사실상 두 번째 FA 자격을 취득하기 때문이다. 지난 12월 체결한 KIA와의 FA 계약기간은 단 1년이다. 2017 시즌을 마치면 조건 없이 자유계약 선수 신분을 얻는다. 팀에 남을 수도 있고 떠날 수도 있다. 보상금과 보상액 없이 다른 구단으로 이적할 수 있다.
양현종의 2016 스토브리그 행보는 특이했다.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어 해외 진출을 모색했다. 일본까지 건너가 구단들과 접촉했고 요코하마 DeNA에게서 2년 6억 엔의 후한 조건까지 받았다. 그러나 돌연 국내 잔류를 선언했고 KIA와 수 차례 협상 끝에 1년 22억 원에 재계약했다.
서로 양보한 FA 계약이었다. KIA 구단은 예산 편성을 못해 다년 계약과 후한 대우를 해줄 수 없었다. 그렇다고 에이스의 다른 구단 이적을 바라보기도 힘들었다. 양현종은 몇몇 구단에 문의를 했지만 다른 구단의 제의를 받지 못했다. 너무 계약 규모가 컸다. 서로 딜레마에 빠졌고 단년 계약에 합의했다.
결국은 두 번째 FA에서 성공적인 계약을 이끌기 위해서는 성적이 필요하다. 풍성한 수확거리가 있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우선 새해에도 선발투수로 풀타임으로 마운드에 올라야 한다. 이어 2~3점대 평균자책점과 에이스급에 걸맞은 승수가 필요하다.
양현종은 작년 31경기에 출전해 200⅓이닝을 소화하며 10승12패, 평균자책점 3.68를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 22회를 했다. 비록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10승에 그쳤지만 KBO리그의 정상급 투수임을 입증했다. 팀은 5강 진입에 성공했다. 5년 만에 가을무대 진출의 동력이 바로 양현종이었다.
양현종은 작년과 비슷한 활약을 해줘야한다. 새해에는 작년 에이스로 활약한 헥터 노에시와 새 외국인 투수 팻 딘과 삼각체제를 이끈다. 새해 KIA 마운드는 세 투수가 중심축이다. 이 가운데 중요한 한축을 맡은 양현종이 부상 없이 시즌을 완주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올해 양현종은 통산 100승에 도전한다. 작년까지 87승을 올렸으니 13승을 더하면 100승 클럽에 가입할 수 있다. 득점력 지원 환경이 좋아졌다. FA 최강의 화력을 보유한 최형우를 영입했다. 김선빈과 안치홍도 가세했고 새로운 외국인타자 로저 버너디나도 새로 뽑았다. 득점력이 훨씬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처럼 3점대 초중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다면 13승을 넘어 15승 이상도 가능하다.
만일 2017시즌 동안 풀타임(내구성) 활약, 100승, 2~3점대 평균자책점에 성공한다면 양현종은 협상에서 완벽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물론 단년 계약 형식을 띠겠지만 내용은 다년 계약일 것이다. 다른 구단의 저돌적인 입질도 받을 수 있다. 아마도 자신감이 있었기에 단년 계약을 수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양현종의 성적은 후한 계약 조건 뿐만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바로 팀의 성적과도 직결되어 있다. 작년 5강 이상의 성적을 낼 수도 있다는 점에서 팬들의 기대가 높다. 과연 양현종이 100승 활약과 팀 성적, 제 2의 FA 계약까지 세 토끼를 잡을 것인지 궁금하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