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인터뷰] 이승엽, "팬들과 아름다운 이별하고 싶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7.01.02 13: 00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에게 올 시즌이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일찌감치 은퇴 시점을 정해 놓은 그는 현역 선수로서 마지막 시즌이기에 순간 순간이 소중하다.
지난 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이승엽은 "기분이 묘하다. 내년 이맘때는 오고 싶어도 올 수 없다. 내 집이 아니니까. 은퇴 전 마지막 오프 시즌을 의미있게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 시즌이라는 게 아직 실감나지 않는다. 성적이 좋으면 시간이 빨리 흐를 것 같지만 성적이 나쁘면 시간이 더디게 느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승엽은 한국 야구가 낳은 최고의 선수. '야구는 몰라도 이승엽은 안다'고 할 만큼 대중적 인지도가 높다. 뛰어난 실력과 철저한 자기관리 그리고 바른 품성 등 흠잡을 데 없다. 이만 하면 KBO 최초로 은퇴 투어를 할 자격이 충분하다.

이에 이승엽은 "(은퇴 투어는) 부담스럽다"고 손사래를 친 뒤 "예를 들어 잠실 마지막 경기라면 승패에 상관없이 경기 종료 후 상대 팬들에게 간단히 인사드릴 기회 정도만 갖고 싶다"고 말했다.
이승엽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홈런. 각종 국제 무대에서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을 터뜨리며 국위선양에 이바지했고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 사상 첫 개인 통산 400홈런, 한일 통산 600홈런, 개인 통산 최다 홈런 신기록 등 KBO리그의 각종 홈런 관련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올 시즌 이승엽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
그래서 일까. 이승엽은 변화를 선택했다. 장타 생산을 늘리기 위해 타격 자세를 수정하고 요미우리 자이언츠 70대 4번 타자로 활약했던 2006년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당시 사용했던 스타일의 방망이를 주문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이승엽 하면 홈런을 먼저 떠올리신다. 나 또한 홈런을 더 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래서 타격 자세를 일부 수정하고자 한다. 홈런이라는 게 배트 중심에 제대로 맞아야 한다. 큰 스윙을 하기보다 배트 각도를 수정해 장타 생산을 늘리고자 한다. 시범경기까지 해보고 뜻대로 되지 않으면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것이다. 일단 시도는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엽은 삼성의 전력 약화 평가에 대해 "자존심이 상한다. 왜 비관적으로 바라보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나는 절대 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작년에는 엇박자가 많았지만 올 시즌 외국인 선수들이 제 몫을 해준다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늘 말하지만 야구는 변수가 많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승엽은 타순에 관한 물음에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다. "감독님의 고유 권한이지만 개인적으로는 6번이 편하다. 감독님께 내 의견을 말씀드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6번이 더 편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부담없는 타순에서 마음껏 해보고 싶다. 팀과 개인 모두 생각하면 6번이 더 낫지 않을까".
"타율 3할 30홈런 100타점은 은퇴하는 그날까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목표이자 홈런 타자로서 자존심과도 같다"는 이승엽은 "마지막이니까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며 팬들과 아름다운 이별을 하고 싶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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