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이 새해 첫날부터 힘차게 기지개를 켰다.
이승엽은 지난해 타율 3할3리(542타수 164안타) 27홈런 118타점의 고감도 타격을 과시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살아있는 전설답게 한일 통산 600홈런(9월 14일 대구 한화전)을 비롯해 역대 최고령 및 최소 시즌 2000안타(9월 7일 대구 kt전)와 개인 통산 최다 타점(8월 24일 대구 SK전) 등 한국 야구사에 큰 획을 그었다. 세 가지 기록 모두 안방에서 달성하며 홈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승엽은 빼어난 성적 뿐만 아니라 '살아 있는 교과서'라 불릴 만큼 철저한 자기 관리를 통해 후배 선수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됐다. 이승엽은 야구장에 가장 일찍 출근하는 선수로 유명하다. 팀내 최고참으로서 조금 쉬엄쉬엄 할 만도 한데 자신과 타협하지 않는다.
이승엽은 대구 홈경기가 열릴때면 정오 전후에 야구장에 도착해 경기를 준비한다. "집보다 야구장이 더 편하다"고 너스레를 떨지만 자신만의 루틴을 지키기 위해서다. 일찌감치 은퇴 시점을 정해 놓고 그라운드를 뛰는 이승엽에게 만족이란 건 없다.
이승엽은 1일 오전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에서 담금질에 나섰다. 가벼운 러닝과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 뒤 캐치볼, 타격 훈련까지 소화했다.
"열심히 하지 않으면 어떡하나. 새해 첫날부터 열심히 해야 한다. 물론 어쩔 수 없이 쉴땐 쉬겠지만 별 일이 없다면 조금이라도 해야 하니까 부지런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 조금 힘들더라도 해야 한다". 이승엽에게 새해 첫날부터 훈련에 나선 이유를 묻자 이렇게 말했다. 새해 첫날은 1년 중 하루일 뿐이었다.
(프로야구선수협회는 '비활동 기간 준수'와 관련해 10개 구단 스프링캠프 참가는 예외 없이 매년 2월 1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비활동 기간이 시작되는 12월에는 야구장 출입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야구장 출입은 1월부터 가능하나 코치와 트레이너를 접촉하면 안된다.)
훈련이 끝날 무렵 이승엽은 한 마디 던졌다. "이 좋은 야구장도 올 시즌이 마지막이구나". 일찌감치 은퇴 시점을 정해놓은 그는 "아쉬움이 드는 건 사실이지만 철저히 준비해 후회없이 해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