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숱한 악재에 휘청, 위기의식 확산
KBO 강한 의지, 선수협-구단도 잰걸음
KBO 리그가 리그의 존폐를 위협하는 4대악과의 전쟁에 나선다.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인원을 확충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팬들을 실망에 빠뜨리는 뉴스가 2017년에는 나오지 않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선수협과 구단도 보조를 맞춘다.
한국야구는 2016년 그라운드 안팎에서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위기에 빠졌다. 정초부터 스타 선수들의 해외 원정 도박 사건이 터지며 시끄럽게 출발했고, 몇몇 선수들의 음주운전, 금지약물 적발(짐 아두치), 그리고 승부조작과 불법도박 사건까지 줄을 이으며 큰 지탄을 받았다. 한 원로 감독은 “리그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사건들이다. 그럼에도 흥행에 성공했으니 KBO와 선수들은 팬들에게 엎드려 절을 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에 야구계는 위기의식이 팽배해다. 구본능 KBO(한국야구위원회) 총재의 신년사만 봐도 알 수 있다. 구 총재는 “KBO는 지난해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들을 단호하게 척결하고, 야구계 전반에 근본적으로 부정행위를 방지할 수 있도록 신설된 클린베이스볼센터와 자체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통해 경기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부정방지 및 윤리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신년사의 상당 부분을 이 문제에 할애했다.
KBO의 한 관계자는 “가장 사안이 큰 승부조작은 물론, 다른 부분도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불법도박은 그 자체로 죄임은 물론 승부조작과 줄기가 같다. 약물은 리그의 공정성을 해치는 죄악이고, 음주운전은 타인의 생명을 뺏을 수도 있는 중대한 범죄”라면서 “올해 홍역을 앓은 만큼 KBO가 모니터링을 더 강화해야 하고, 야구계와 팬들의 채찍도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 또한 자체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이 시점 이후로 승부조작 사건이 벌어진다면 선수협 자체에서 20억 원의 벌금을 내겠다”는 선언까지 했다. 만약 지난해 8월 이후 승부조작이 있었다는 사실이 앞으로 확인될 경우 연대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다. 또한 마냥 제 식구를 감싸는 것이 아닌, 의혹이 있는 선수는 KBO와 함께 철저한 진상조사를 하겠다는 방안도 내놨다.
구단 차원에서도 좀 더 엄격한 인성교육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한 구단 관계자는 “사건이 터질 때마다 예방 교육을 강화하고 있고 교육하는 분야도 늘어나고 있다. ‘우리 선수들을 믿는다’가 아닌, ‘우리 구단에서도 그런 문제가 터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있다”라면서 “사건이 터지면 구단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기 때문에 결코 좌시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징계가 좀 더 강해질 가능성도 있다. ‘승부조작=영구실격’이라는 공식은 이미 성립됐다. 약물도 징계가 강화됐다. 불법 스포츠 도박은 최근 검찰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선수들이 ‘시범 케이스’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강경론이 고개를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빈도가 잦은 음주운전 역시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더러 있다. 지난해 단장회의에서는 해당 선수의 징계를 KBO가 총괄적으로 관리하는 데 합의하기도 했다. 4대악과의 전쟁 성과에 따라 KBO 리그의 운명이 결정된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