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한 넘버원’ 강정호, 강속구 킬러 진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1.02 05: 55

96마일 이상 타격 장타율-홈런 MLB 1위
강속구 비중 떨어져, 역이용 가능성 주목
강정호(30·피츠버그)는 팀을 대표하는 ‘빠른 공 킬러’다. 여기에 힘이 있다. 좋은 타구를 많이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이다. 홈런 타구의 속도도 비교적 빠른 편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지난 12월 31일(한국시간) 이런 강정호의 능력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내놨다. 경기 분석 프로그램인 ‘스탯캐스트’의 자료를 인용, 2016년 메이저리그에서 나온 홈런 중 가장 빠른 구속의 공을 강타한 10개를 뽑았다. 지난 9월 8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 알렉스 레예스의 99.3마일(159.8㎞)의 공을 받아쳐 홈런을 뽑아낸 강정호는 전체 8위에 올랐다.
MLB.com은 “이 홈런은 레예스가 신인 시즌 던진 46이닝 동안 유일하게 허용한 홈런이었다. 또한 (이 홈런으로) PNC파크에서의 균형이 8회에 깨졌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강정호는 3-3으로 맞선 8회 레예스를 상대로 앞서 나가는 결정적인 홈런을 때렸다. 레예스는 세인트루이스가 자랑하는 유망주 자원으로 내년에는 선발진 합류도 예상되는 선수. 그런 레예스에게 MLB 첫 피홈런의 악몽을 선사한 것이다.
이어 MLB.com은 “전혀 놀랄 만한 것이 아니다. 강정호는 올해 96마일(154.5㎞) 이상의 공을 타격한 29번의 타석에서 장타율이 1.034에 이른다. 이 상황에서 6개의 홈런을 때렸는데 이는 프레디 프리먼(애틀랜타)와 공동 1위”라며 강속구에 강한 강정호의 특징을 자세히 설명했다.
실제 ‘스탯캐스트’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강정호는 96마일 이상 타격 장타율(25타석 이상)에서 리그 1위의 성적을 냈다. 2위는 맷 카펜터(세인트루이스)로 1.000다. 1.000의 이상의 장타율을 기록한 선수는 강정호와 카펜터뿐이었고, 0.900 이상의 장타율을 기록한 선수도 야스마니 그랜달(LA 다저스·0.964)까지 3명에 불과했다. 표본이 적은 것도 아니니 그만큼 강정호가 강속구에 엄청난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외의 지표도 모두 수준급이다. 흔히 MLB에서 강속구의 기준으로 삼는 95마일(153㎞) 이상 투구에 대한 타율(25타석 이상)은 3할9푼으로 리그 11위, 장타율은 0.951로 2위 그랜달(0.800)을 제친 압도적인 1위다. 순장타율(ISO)에서도 0.561로 리그 1위였다. 적어도 강속구 대처 능력에 있어서는 리그 최고를 다투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투수들도 긴장하고 있다. 올해 강정호를 상대로 한 95마일 이상 투구 비율은 10.44% 정도였다. 리그에서 407위다. 이는 지난해 14.29%(전체 73위)보다 크게 떨어졌다. 이제 상대 투수들도 “강정호가 빠른 공에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내년에는 이 비율이 더 떨어질 가능성도 적지는 않다. 만약 강정호가 이를 역으로 이용하거나 변화구 대처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20홈런을 넘어 30홈런도 가능한 타자가 될 수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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