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훔친' 이치로, 리키 헨더슨 대업도 깨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1.02 06: 10

1994년부터 23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 행진
올해도 10도루면 ‘전설’ 헨더슨 기록 넘어서
메이저리그(MLB) 3000안타, 미·일 통산 최다 안타 기록을 세우며 명예의 전당행을 예약한 스즈키 이치로(44·마이애미)지만 아직 이룰 것이 더 남아있다. 이번에는 미·일 통산 24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에도 도전한다.

마이애미에 남아 MLB 경력을 계속 이어가는 이치로는 지난해 MLB 통산 3000안타 고지를 돌파하며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일본에서 1278안타를 치고 MLB에 건너온 이치로는 MLB에서 3030안타를 더 보태 미·일 통산 4308안타를 기록 중이다. 이는 MLB 역사상 최다안타 기록을 가지고 있는 피트 로즈(4256안타)를 뛰어 넘는 것이다.
물론 순수한 MLB 기록은 아니라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는 있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그 기록대로 가치를 인정해주는 분위기다. 그렇다면 또 하나의 대업이 남아있다. 바로 24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 기록이다.
1992년 오릭스에서 프로야구에 데뷔한 이치로는 1994년부터 자신의 진가를 알리기 시작했다. 타격은 물론, 뛰어난 발도 그랬다. 1994년 29도루를 시작으로 일본프로야구 9년 동안 199도루를 기록했다. MLB에 와서도 2001년 56도루로 이 부문 타이틀을 차지하는 등 508번이나 베이스를 훔쳤다. 더 놀라운 것은 꾸준함이다. 1994년부터 지난해까지 23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를 이어갔다.
이 부문 MLB 기록은 전설적인 대도인 리키 헨더슨(59)이 가지고 있다. 헨더슨은 1979년부터 2001년까지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하며 통산 1406도루로 은퇴했다. 이치로는 미·일 통산 707도루로 헨더슨에 누적 기록에 비하면 크게 떨어진다. 그러나 24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라는 전인미답의 고지에 가장 먼저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치로는 이미 MLB에서도 16번이나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 이 부문에서 MLB 역대 공동 11위에 올라있다. 다만 헨슨을 제외한 그 누구도 20번의 두 자릿수 도루 시즌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물론 쉽지는 않다. 한창 때의 주력은 이미 상실한 상태다. 2014년에는 15도루, 2015년에는 11도루에 머물렀다. 지난해에는 간신히 10개의 도루를 채워 기록을 이어갈 수 있었다. 주자로 나섰을 때 단독 도루를 감행하는 시도 자체도 줄었다. 확고한 주전이 아니라는 점에서 출전 시간이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다만 최근 4년간 도루성공률 자체는 80%에 이르는 이치로다. 또 하나의 기념비를 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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