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팽한 대결이 예상됐다. 그러나 예상과 달랐다. 데이비드 사이먼(안양 KGC)이 경기 초반을 지배했다. 골밑과 미들 레인지를 지배한 사이먼의 강렬함에 찰스 로드(울산 모비스)는 기선을 제압 당했다
사이먼은 KGC의 주축 선수다. 어느 정도의 활약은 예상이 가능했다. 그러나 이 정도로 압도적인 활약을 할 것이라고 예측은 불가능했다. 사이먼을 상대할 로드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로드는 평균 득점과 평균 리바운드에서 모두 사이먼을 이기고 있다.
KGC 김승기 감독은 "사이먼과 로드를 같다고 본다. 모두 잘한다. 서로의 장·단점이 있다. 그러나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은 선수들이다"고 평했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도 "사이먼과 로드가 두 차례 대결에서 한 번씩 이기고 졌다. 서로를 너무 잘 안다"며 비슷한 활약을 예상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예측과 전혀 달랐다. 사이먼이 1쿼터에만 12득점에 성공하며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간 것. 사이먼은 1쿼터에만 덩크슛 3개를 성공시키는 여유를 보였다. 유 감독은 "시작을 할 때 주도권 싸움이 중요하다"고 경계한 것이 그대로 현실이 됐다.
2쿼터에도 10점을 추가하며 꾸준히 활약을 선보인 사이먼과 달리 로드는 힘을 쓰지 못했다. 사이먼의 기세에 눌려 1쿼터 득점이 3점에 그친 로드는 2쿼터에도 4점을 넣는데 그쳤다. 로드에게 사이먼과 비슷한 수준의 모습을 바란 모비스로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사이먼이 4쿼터 내내 폭발적인 모습을 보인 것은 아니다. 3쿼터부터는 주춤했다. 하프타임에 전열을 가다듬은 모비스는 사이먼을 철저하게 봉쇄했다. 또한 2쿼터까지 주춤했던 로드와 네이트 밀러가 반격에 나섰다. 사이먼이 2점에 그친 동안 로드는 8점, 밀러는 14점을 넣었다.
하지만 로드와 밀러의 활약은 4쿼터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수비에 집중하기 시작한 사이먼은 로드와 밀러의 득점을 봉쇄했다. 사이먼도 1~2쿼터의 폭발적인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지만 충분했다. 골밑을 지킨 사이먼 덕분에 3점슛을 잇달아 성공시킨 KGC는 모비스의 추격을 뿌리치고 74-63으로 승전보를 전했다.
KGC의 승리를 이끈 사이먼은 기록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사이먼은 30득점 6스틸 2블록을 기록했다. 로드는 19득점 7리바운드, 밀러는 20득점 6리바운드로 사이먼보다 아쉬움 남는 모습을 보였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안양=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