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도깨비', 예측 불가 전개에 화장실도 못 가겠어요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1.01 14: 00

 시청자들이 화장실도 못 가게 만드는 김은숙 작가의 고민이 역력히 느껴진다. 탄탄한 서사 구조에 감각적인 장면 연출, 강렬한 캐릭터까지 모든 것을 담겠다는 야심이 이제는 우직하게 보인다.
tvN 드라마 '도깨비‘가 재미있는 이유는 앞으로의 이야기를 전혀 예상할 수 없다는 점이다. 더불어 영화를 찍는 듯한 느긋함으로 담아낸 아름다운 영상미, 배우들의 차진 연기가 몰입도를 더한다. 사실 여타 드라마들은 예상되는 결말로 흘러가기 마련인데, ’도깨비‘만큼은 다르다.
지난 31일 방송된 ‘도깨비’ 10회에서는 전생의 기억을 잊어버렸던 저승사자(이동욱 분)가 써니(유인나 분)의 손을 잡게 되면서 자신의 과거가 고려시대 왕(김민재 분)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앞선 이야기를 통해 조금씩 단서를 흘리긴 했지만 완전히 정체가 공개되면서 적잖은 충격을 안겨줬다.

더불어 써니가 어린 왕의 아내이자 김신(공유 분)의 여동생 김선이었다는 사실도 밝혀졌고 그녀도 어떠한 계기를 통해 자신의 전생에 대해 알게 될지, 그 후엔 어떤 반응을 보이게 될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도깨비 김신과 브로맨스를 형성했던 저승사자가 그와 악연으로 돌아설지도 관전 포인트다.
‘도깨비’는 제목에서처럼 한국적인 정서가 녹아있다. 김은숙 작가는 행복한 결말을 쓰면 작가가 칭찬받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번엔 시청률이나 외부적인 요인에 흔들려 본인이 처음부터 세팅해 둔 이야기들을 억지로 바꿀 것 같진 않다. 그래서 엔딩이 더 기대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김신이 지은탁(김고은 분)을 향한 대사가 여심을 녹인다. 어쩜 그렇게 여자들이 듣고 싶은, 보고 싶은 장면과 대사만 넣을 수 있는 건지 궁금하다. 도깨비와 사람, 서로 다른 가치관을 재치 넘치는 대사로 솔직담백하게 담아 시종일관 유쾌하면서도 달달한 로맨스로 신선한 재미를 전한다.
김은숙 작가야말로 리얼함이 아니더라도 판타지 로맨스 장르가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로코 장인’인 듯싶다./ purplish@osen.co.kr
[사진] '도깨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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