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직면’ SK 81년생 3인방, 건재 과시할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1.01 05: 47

어느덧 팀 최선임, 2016년 기대 이하 ‘공통점’
후배들 도전 가속화, 경력서 가장 중요한 시즌
SK의 최선임은 1981년생들이다. 박정권 조동화 이대수가 명단 제일 윗쪽에 있다. 이들은 SK에 입단해 2군에서 눈물 젖은 빵을 함께 먹기도 한 각별한 사이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팀의 주축으로 활약했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도 한 번씩 행사했다.

하지만 2016년은 그리 좋은 기억이 아니었다. 모두 예상보다 못한 성적을 냈다. 가장 큰 기대를 모았던 박정권은 125경기에서 타율 2할7푼7리, 18홈런, 59타점에 머물렀다. FA 계약 후 첫 시즌을 의욕적으로 시작했지만 전반적으로 흐름이 저조하게 이어졌다. 반등 한 번 못해보고 그대로 시즌이 끝났다.
그래도 꾸준히 1군에 있었던 박정권은 그나마 조동화 이대수보다는 나은 처지였다. 2015년 팀의 주장도 역임했던 조동화는 지난해 76경기 출전에 그쳤다. 주로 대수비·대주자로 나가 타석도 172번에 불과했다. 팀의 주전급 선수로 발돋움한 뒤 가장 기회를 얻지 못한 시즌이었다. 부상까지 겹친 이대수는 14경기밖에 나가지 못했다. 그나마 5월 이후에는 계속 2군에 있었다. 올해 쳐낸 안타는 단 한 개도 없었다.
‘닭의 해’가 밝았지만 사실 올해 전망도 그렇게 밝다고는 볼 수 없다. 신진급 선수들의 도전이 거세기 때문이다. 박정권 외에 마땅한 좌타 거포 자원이 없었던 SK는 비슷한 유형인 한동민의 가세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박정권과 포지션과 스타일이 겹친다. 박정권이 경험과 수비력에서 한걸음 앞서 있기는 하지만 젊은 한동민의 힘과 운동 능력을 무시하기도 어렵다. 으레 그랬던 '붙박이 주전 1루수'라는 예상은 어려워졌다.
고만고만한 자원들이 많아 전쟁터나 마찬가지인 외야, 외국인 선수가 버티는 데다 박승욱 최정민 최정용 임석진 등 20대 내야수들의 성장세가 가파른 내야도 힘겹기는 마찬가지다. 조동화 이대수는 이 치열함을 이미 지난해 절실히 깨달았다. 같은 기량이라고 가정하면 웬만하면 젊은 선수들을 쓰려는 것은 SK뿐만 아니라 모든 구단들이 그렇다.
하지만 기대감도 읽힌다. 풍부한 경험과 자신들만의 확실한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정권은 리그 최정상의 1루 수비를 자랑하고 장타력이 있다. 공격에서 좀 더 힘을 낸다면 중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조동화는 수비와 주루 기술에서 여전히 후배들보다 앞서 있다. 상황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 이대수는 유격수와 3루수를 모두 볼 수 있다. 수비 경험과 안정성은 20대 선수들이 따라가기 어렵다. 출전 시간이 안정되면 방망이는 자연스레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
‘육성 전문가’라는 인식이 있지만 트레이 힐만 감독도 베테랑들을 마냥 제쳐두는 지도자가 아니다. 오히려 비슷한 기량이라면 상황에 따라 베테랑의 경험을 더 우대하는 스타일로 알려졌다. “원점에서 지켜보겠다”고 공언한 만큼 이들에게도 충분한 경쟁의 기회를 제공할 전망이다. 이들이 후배들의 도전에 멋지게 응전하며 팀 전력을 살찌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개인들의 경력에서도 가장 중요한 한 해가 될 수 있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