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8순위’ 의욕의 류현진, 재기 나래 펼친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1.01 05: 47

MLB.com 뎁스차트 ‘선발 8순위’ 하락
캠프 경쟁 초미의 관심사… 재기 발판 마련?
류현진(30·LA 다저스)은 2013년과 2014년 팀의 고정 3선발이었다.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라는 전·현직 사이영상 수상자들의 뒤를 받쳤다. 2년 연속 14승을 거둔 류현진의 자리를 위협할 만한 경쟁자는 없었다.

그렇게 2년이 지난 지금. 류현진의 입지는 사뭇 초라해졌다. LA 다저스 공식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뎁스차트’에서 류현진의 자리는 선발 8순위다. 클레이튼 커쇼, 리치 힐, 마에다 겐타가 1~3선발을 형성하는 가운데 훌리오 유리아스, 스캇 카즈미어, 브랜든 매카시는 물론 팬들에게 아직은 낯선 호세 드 리온까지 류현진 앞에 있다. ‘뎁스차트’에서 선발 요원으로 분류한 선수 중에는 가장 아래다. 2년 사이에 다섯 계단이나 떨어졌다.
현지 언론에서도 류현진을 잠재적 5선발로 보고 있지만, 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자존심이 상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지난 2년간 부상으로 보여준 것이 없기 때문이다. 2015년 어깨 관절와순 수술을 받은 류현진은 지난해 MLB 무대에서는 1경기 출전에 머물렀다. 급기야 지난 시즌 막판에는 팔꿈치에도 문제가 생겨 다시 수술대에 누워야 했다.
그 사이 류현진의 가치는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팬들에게 잊힌 투수가 될 위기다. 그래서 올해가 중요하다. 자신의 경력을 건 필사적인 사투가 예고되어 있다. 반등의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 재기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다저스는 류현진에 대한 미련을 접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 부상 회복에 3년을 기다려주는 팀은 거의 드물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트레이드나 방출 등 썩 기분 좋지 않은 시나리오가 나올 가능성도 커진다.
다행히 몸 상태는 순조로운 회복세다. 외부 일정도 모두 생략한 채 2017년 스프링캠프를 맞춰 착착 준비를 해내가고 있다. 국내에서 류현진을 만난 관계자들이 한결같이 “정말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다”고 입을 모을 정도다. 아직 천천히 단계를 밟는 과정이지만 회복 상태는 비관보다는 낙관에 가깝다. 
관심사는 스프링캠프 경쟁이다. 다저스 선발진에서 커쇼, 힐, 마에다를 제외한 나머지는 자리를 보장받은 선수들이 없다. 다들 불안요소들을 하나씩 가지고 있기도 하다. 류현진에게도 충분한 기회가 돌아갈 전망이다. 다만 여기서 삐끗하면 올 시즌 출발과 입지가 불투명해진다. 불펜에서 롱릴리프로 뛰는 방안도 있지만 류현진의 전공은 어디까지나 선발이다. 계약상 마이너리그에 내려가는 것도 쉽지 않아 다저스로서는 꺼내들 수 있는 방안이 마땅치 않다.
반대로 이 경쟁에서 승리,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돼 한 시즌을 꾸준히 뛸 수 있다면 이야기는 180도 달라진다. 재기의 발판을 놓고 좀 더 여유 있게 2018년을 준비할 수 있다. 2013년 다저스와 6년 계약을 맺은 류현진은 2018년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다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인고의 2년을 보낸 류현진이 올해는 재기의 나래를 펼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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