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연기대상①]한석규, 세종대왕→김사부..이 시대에 필요했던 대상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7.01.01 06: 49

깊은 울림을 전하면 트로피가 저절로 따라오는 것일까.
배우 한석규가 지난해 12월 31일 진행된 2016 SAF SBS 연기대상에서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로 영예의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 2011년,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로 대상을 수상한 지 5년 만. 세종대왕 연기로 대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던 한석규는 이번엔 김사부라는 캐릭터를 통해 가장 높은 자리에 다시 올라서게 됐다.

무엇보다 한석규가 SBS에서 두 차례 대상을 받을 수 있게 만든 캐릭터들이 안방극장에 깊은 울림을 남긴 캐릭터라는 점은 인상적이다. 로맨틱 코미디도 아닌, 스릴러도 아닌, 메시지를 전하는 두 명의 인물을 통해 대상 트로피를 품에 안은 건 그 어떤 수상보다도 의미깊다 할 수 있겠다.
앞서 한석규는 '뿌리깊은 나무'에서 세종대왕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바 있다. '뿌리깊은 나무'는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에 대한 내용을 다룬 작품. 한글 창제 과정에 연쇄 살인사건이라는 소재를 접목시켜 방영 당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뿌리깊은 나무'에서 한석규가 그려낸 세종대왕은 그간 대중이 상상하던 세종대왕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욕설도 서슴지 않고 신하들에게 신경질도 내는 인물이었다. 한없이 인자할 거라던 상상 속 세종대왕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그런 모습이 신선하게 다가왔다는 점도 한석규의 대상을 만들어준 일등공신이었지만 무엇보다 세종대왕이 전달하는 메시지가 대중의 마음에 제대로 먹혀들어갔다는 분석이다.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한글을 만든 사람. 당시의 기득권이라 할 수 있는 대신들의 반대에도 불구, 애민정신으로 한글 창제를 밀어붙인 사람. 그런 사람을 한석규는 울림 있는 연기로 그려냈고 결국 대상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5년 만에 다시 품에 안은 대상 트로피를 세종대왕 못지 않은, 깊은 울림을 가진 캐릭터로 받았다는 사실은 눈길을 끌만 하다. 그만큼 한석규가 하나의 캐릭터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에 탁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
'낭만닥터 김사부'는 지방의 초라한 돌담 병원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괴짜 천재 의사' 김사부와 열정이 넘치는 젊은 의사 강동주, 윤서정이 펼치는 '진짜 닥터' 이야기. 한석규는 극 중 김사부 역을 맡아 대부분의 인물들과 부딪히며 깨달음을 안긴다. 
세종대왕이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똘똘 뭉쳐있었다면 김사부는 환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뭉쳐있는 인물. 환자를 위해 소위 VIP들의 검은 제안을 매몰차게 거절할 줄 알고, 무엇보다 환자를 우선시 하는 김사부의 모습은 TV 앞에 모여 앉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속 시원히 뻥 뚫어주고 있다.
가뜩이나 어두운 시국 하에서 기득권에 저항하고 시민을 위해 살아가는 김사부의 모습은 역시나 한석규의 진정성 넘치는 연기력과 결합하며 우리가 필요로 하는 '영웅'의 모습으로 보이기까지 하는 상황. 이런 와중에 한석규의 품에 안긴 대상 트로피는 한석규의 연기력을 칭찬하는 면도 있겠으나, 우리가 진짜로 필요로 하는 '대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 trio88@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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