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야구팀] '아킬레스건.' 발뒤꿈치에 위치한 힘줄로 걷고 뛰는 움직임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신체 기관 중 하나다. 이제는 '약점'을 뜻하는 클리셰로 자리 잡은 용어이기도다.
2017년 정유년 새해, KBO리그 10개 구단 모두 지난해의 환희와 좌절을 모두 털어버리고 다시 달린다. 모두의 목표는 하나로 귀결된다. 바로 가을야구. 더 나아가 우승이라는 목표점을 지향한다.
그러나 약점, 즉 '아킬레스건'을 보완하지 않는다면, 새롭게 다짐했던 목표를 향해 달릴 수도 없게 되고 이 목표들은 점점 희미해진다. 2017년, KBO리그 10개 구단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는 '아킬레스건'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격언을 다시금 상기할 수 있을만큼, 10개 구단 대부분의 고민은 투수진에 몰려 있었다. KBO리그에서 투수진에 대한 고민은 어제 오늘 제기된 고민은 아니다. 결국 투수진이 안정되어야만 왕좌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사실은 변함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
▲두산 베어스 - 막강 전력의 의문부호, '불펜'
2016년 두산의 선발과 타선은 강했지만 불펜은 의문부호가 남는다. 두산 불펜은 막강 선발진과 타선의 도움을 받았음에도 평균자책점 5.08을 기록했다. 결코 좋다고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두산은 내부 FA 이현승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 두산의 바람대로 이현승을 잡기는 했지만 여전히 불안함이 있다. 김태형 감독은 "정재훈과 이용찬이 수술로 이탈한 불펜이 약점이다"고 말할 정도. 하지만 불안함 속에서도 가능성은 존재한다. 올해 김현수의 공백도 완벽하게 메운 두산이다. 김태형 감독은 "내부 경쟁이 치열한 만큼 정재훈과 이용찬의 공백을 메울 선수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불안한 내색을 하지 않았다.
▲NC 다이노스 - 토종 선발진과 포수 기근
토종 선발진의 새 판을 짜야 한다. 이재학은 기복을 갖고 있다. 최금강, 정수민, 장현식 등이 대체 선발로 들어와 한 시즌을 소화했다. 땜질식 처방으로는 한계가 있기에 다시 한 번 토종 선발진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김태군의 군 입대가 미뤄진 상황에서 백업 포수진 발굴도 절실하다. 용덕한이 은퇴를 결정하면서 박광열, 신진호, 김태우 등 젊은 포수진에 다시 기회가 돌아갈 전망.
▲LG 트윈스 - 영건들에 붙은 물음표·확실한 4번 타자
리빌딩 과정에 있는 LG의 전력은 선발진을 제외하고는 요소요소에 물음표가 있다. 내외야의 젊은 야수들이 시행착오를 겪으며 계속 성장해나가야 한다. 2016시즌 젊은 투수들이 활약한 불펜도 계속해서 좋은 페이스를 이어갈지는 지켜봐야 한다. 양상문 감독은 "4번타자 무게감이 부족한 거 같다"며 "당장 (4번타자로) 눈에 툭 띠게 나타날 선수는 없어 보이지만, 다른 부분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히메네스를 여전히 4번타자로 생각하고 있다. 홈런 등 장타력보다는 기동력을 가미해서 집중타, 타선의 연결로 풀어갈 복안이다.
▲넥센 히어로즈 - '베테랑 해결사'는 어디에?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을 해줄 수 있는 베테랑이 없다는 것은 넥센의 숙제다. 넥센은 LG와 준플레이오프서 1승 3패로 허무하게 무릎을 꿇었다. 정규시즌 순위는 넥센이 높았지만 큰 경기서 의미가 없었다. 넥센은 1차전을 7-0으로 내주며 주도권을 내줬다. 에이스 밴헤켄이 등판한 2차전서 5-1로 이겼다. 하지만 신재영이 등판한 3차전을 1-4로 내준 것이 뼈아팠다. 구원왕 김세현은 4차전 패전투수가 되면서 경험부족을 드러냈다. 젊은 넥센은 공수에서 팀을 확실하게 이끌 수 있는 노장이 없다. 이러한 아킬레스건은 2017년에도 넥센이 극복해야 할 문제다.
▲KIA 타이거즈 - 완전체 구축의 한 끗, 불펜 자원
10개 구단 가운데 밀리지 않는 공격력과 선발진을 보유했지만 관건은 불펜에 있다. KIA 수뇌진은 원래 윤석민은 임창용과 함께 더블 스토퍼 체체를 가동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윤석민이 오른쪽 어깨 웃자란뼈 제거수술을 받고 전반기는 불투명해졌다. 결국 41살의 임창용이 한 시즌을 담당한다. 나이를 이겨낼 것인지 관건이다. 남은 투수들이 필승조를 구축해야 한다. 심동섭과 한승혁의 활약 가능성은 장담하기 어렵다. 워낙 기복이 심했기 때문이다. 최영필과 김광수는 나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은 새롭게 가세하는 손영민, 박지훈, 박경태 등 복귀 트리오의 어깨가 중요해졌다. 아울러 작년 성장한 김윤동이 불펜에서 어떤 활약을 하는지도 관건이다. 상황에 따라 김진우도 불펜투수로 나설 수 있다. 아무리봐도 확정적인 전력이 아니라는 점에서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
▲ SK 와이번스 - 위기의 선발진, 타선은 보완될까
일단 김광현의 부상 이탈로 선발진에 큰 구멍이 생겼다. 켈리의 존재는 든든하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하나둘씩 변수를 가지고 있다. 좋은 쪽보다는 나쁜 쪽으로 먼저 생각하고 선제적으로 대응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야수진은 여전히 출루율과 기동력, 그리고 세밀함이 고민이다. 지난해 가능성을 폭발한 장타력 외에는 모두 물음표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트레이 힐만 감독도 이 부분을 주목하고 있는데, 단기간에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팀 전체적으로 부상 전력이 많다는 점도 걸린다. 기본적으로 부상 관리가 되어야 후일을 도모할 수 있다.
▲ 한화 이글스 - 그림자 잔뜩 낀 투수진
마운드 전체가 불안하다. 외국인 투수 2명이 여전히 정해지지 않았다. 10승을 보장할 수 있는 특급 선수를 영입하지 못하면 마운드에는 또 한 번의 재앙이 닥쳐올 것이다. 설령 좋은 외국인 투수들을 영입했다손 쳐도 마운드 전력은 약하다. 권혁·송창식이 팔꿈치 뼛조각 수술과 재활로 초반 합류가 불투명하고, 선발 자원 안영명도 구위 회복이 변수로 남아있다. 결국은 기존 전력으로 싸워야 하는데 박정진·심수창·윤규진·장민재 등 혹사 논란에 시달렸던 투수들이 좋은 공을 던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외부 수혈이 없는 상황, 한화 마운드에는 그림자가 잔뜩 끼어있다.
▲ 롯데 자이언츠 - 물음표 투성이의 투수진
투수진 전체가 물음표 투성이다. 타선은 어느정도 경쟁력을 갖춘 상황. 그러나 외국인 선수부터 마무리까지. 기대요소로 꼽은 젊은 투수진 역시 아직은 단언할 수 없다. 지난해 FA시장에 나섰다가 쓴맛을 보니 올해 거물급 FA 투수들이 시장에 나와도 선뜻 움직일 수 없었다. 외국인 투수들의 구성도 아직 완료되지 않은 상황. 조쉬 린드블럼 대신 데려온 파커 마켈은 타 구단 외국인들보다 네임밸류는 떨어진다. 에이스 역할을 해 줄 외국인 선수가 필요하다. 투수진을 지탱해 줄 베테랑 선수들의 부활은 더욱 간절하다.
▲ 삼성 라이온즈 - 장타력 공백은 어떻게?
야구의 꽃은 홈런. 장타 한 방이 순식간에 경기 흐름을 바꾸기도 한다. 박석민과 야마이코 나바로에 이어 최형우까지 이적한 가운데 장타 공백이 커졌다. 그렇다고 마냥 넋놓고만 있을 순 없다. 삼성은 뛰는 야구를 통해 장타 공백의 최소화를 꾀한다. 도루왕 출신 박해민과 김상수 뿐만 아니라 구자욱, 배영섭, 조동찬 등 발빠른 선수들을 앞세워 상대 배터리를 교란시킬 계획이다. 장타 생산은 이승엽과 외국인 타자의 몫이 될 듯. 김한수 감독은 "한 방 야구는 이제 끝났다. 전체적으로 빠른 야구를 추구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kt 위즈 - '동전의 양면' 젊은 선발진·무주공산 3루
선발진은 기대 요소이면서 약점이기도 하다. kt는 지난 시즌 젊은 투수들의 활약을 기대했다. 6선발 운용까지도 노렸지만 예상보다 일찍 무너졌다. 외인 2명, 주권 다음으로 로테이션을 지켜줄 자원들이 필요하다. FA 시장에서 선발 영입에 실패했기 때문에 더 중요한 과제가 됐다. 또 하나의 약점은 3루 자리다. 2년 간 주전 3루수로 뛰었던 앤디 마르테와 결별했다. 황재균 영입을 시도하고 있지만 많은 돈이 필요하다. FA 영입에 실패한다면 정현, 심우준, 박용근 등 기존의 선수들의 3루를 지켜야 한다. 중심 타선을 이뤘던 마르테에 비하면 무게감이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