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강팀킬러의 면모를 보이며 2연승을 달렸다. 김우겸(30, SK)의 보이지 않는 활약이 컸다.
서울 SK는 31일 오후 10시 고양체육관에서 개최된 2016-17시즌 KCC 프로농구 3라운드에서 홈팀 고양 오리온을 77-74로 물리쳤다. 9위 SK(7승 18패)는 2연승을 달리며 기분 좋게 새해를 맞았다.
SK의 2연승은 의미가 크다. 2위 KGC, 3위 오리온 등 강팀을 연달아 잡으며 따낸 승리이기 때문. SK는 큰 점수차로 이기다가 역전패를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2경기서 달라졌다. SK는 접전 상황에서 끈질긴 면모를 과시하며 승리를 지켰다. 클러치 타임에 맹활약한 김우겸의 존재감을 빼놓을 수 없다.
김우겸은 KGC전 4쿼터 막판 결정적 5득점을 터트려 승리의 조연이 됐다. 종료 3분 13초를 남기고 오세근에게 얻어낸 바스켓카운트 3점 플레이는 백미였다. 김우겸의 득점으로 SK가 78-76으로 달아나 승기를 잡았다. 김우겸은 송창무와 함께 김민수와 최준용이 부상으로 빠진 틈을 메웠다.
클러치 타임에 김우겸은 또 터졌다. 밤 10시에 시작된 경기는 자정이 임박한 가운데까지 승부를 알 수 없었다. 밤 11시 44분, 73-73 동점을 만드는 김우겸의 점프슛이 터졌다. SK의 맹추격에 김우겸의 활약이 큰 기여를 했다. 종료직전 최준용이 이승현의 역전슛 시도를 막아냈다. 이어 변기훈의 속공이 터져 SK가 이겼다. 2경기서 단 9점이었지만, 김우겸의 득점이 없었다면 SK의 2연승은 없었다.
경기 후 문경은 감독은 “김우겸이 미들슛이 장기다. 본인의 역할을 잘 안다. 기훈이에게 빼주는 패스도 했다. 김우겸에게 본인의 역할을 다했다. 디펜스와 리바운드, 미들슛까지 가져가라고 했다. 이제 플레이에 여유가 생겼다. 위급한 상황에 침 한 번 삼키는 것이 선수로서 굉장한 기량이다. 김우겸도 느꼈으면 한다”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주장 김선형도 선배의 노력을 높이 샀다. 김선형은 “우겸이 형이 중요한 순간에 2경기 연속 위닝샷을 넣었다. 그 동안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옆에서 지켜보면서 위축된 것도 있었다. 내가 포인트가드로서 도와주려고 했다. 우겸이 형이 미들슛이 상당히 좋다. 상대가 도움수비를 올 때 우겸이 형을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2경기 연속 중요한 순간에 우겸이 형이 보여서 패스했다.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송창무, 김민수 형 등 빅맨들이 있어서 내가 어시스트도 많이 늘어난다. 항상 고맙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김우겸은 꾸준히 D리그에 출전해 경기감각을 키웠던 것이 1군 무대서 빛을 보고 있다. 2연승을 달린 문경은 감독은 “좋은 선수가 많아 어떤 선수를 엔트리에 올릴지도 매일 고민”이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고양=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