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촘촘한 개연성..우리가 ‘도깨비’ 사랑하는 이유
OSEN 박판석 기자
발행 2017.01.01 06: 49

 2016년 대한민국에 도깨비와 저승사자 그리고 삼신할머니가 등장하는 드라마라니. 하지만 평범하게 등장하는 귀신 한 명조차 자신의 몫이 있었다. 전생과 현생 그리고 죽은 자의 세계 와 산 자의 세계를 촘촘하게 엮어가는 김은숙의 마법에 빠지지 않을 도리가 없다.
지난달 31일 오후 방송된 tvN ‘도깨비’에서는 기억을 잃은 저승사자(이동욱 분)가 전생에 도깨비 김신(공유 분)과 김신의 동생 왕비(김소현 분)을 죽인 왕(김민재 분)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미 저승사자가 전생에 왕이었다는 암시는 여러 차례 있었다. 도깨비가 된 김신이 자신과 동생을 죽인 왕을 찾아갔을 때 성인이 된 왕의 얼굴을 끝까지 보여주지 않으며 궁금증을 자아냈다. 김선(유인나 분)이 왕비의 환생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부터 왕의 환생이 저승사자라는 것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반전이 숨어있는 전생 이야기에 더해서 현생에서 귀신을 보는 도깨비 신부 지은탁(김고은 분)의 감동적인 스토리도 이어졌다. 평범한 귀신1 인줄 알았던 인물이 사실은 은탁의 친모인 지연희(박희본 분)의 친구였고, 계속 은탁을 돌보면서 연희의 유산인 보험금이 든 통장을 지키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나쁜 이야기를 가진 드라마나 영화는 등장하는 인물들을 기능적으로 소비한다. 우유부단한 주인공은 결정적인 순간에 실수를 저지르며 민폐를 끼치고 재치 넘치는 입담을 가진 조연은 한 장면을 웃기기 위해 등장하고 사라져 버린다. 하지만 적어도 ‘도깨비’에서는 이런 인물들이 없다. 모두 각자의 스토리와 성격을 가지고 살아서 숨 쉰다. 김은숙 작가가 정말 훌륭한 이야기꾼이라는 방증이다.
김은숙 작가가 완전무결한 완벽한 작가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태양의 후예’와 ‘도깨비’를 통해서 2016년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열광할만한 작품을 연이어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과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과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사실이다./pps2014@osen.co.kr
[사진] '도깨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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