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대상후보에도 없던 강지환, 푸대접 받은 '연기 몬스터'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6.12.31 11: 40

무려 50부작을 이끌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푸대접 뿐이었다. 2016년 방송된 드라마를 정리하는 MBC '연기대상'이 30일 열린 가운데 '몬스터'와 이를 채운 배우들이 홀대 받았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이날 MBC의 선택은 'W'의 이종석이었다. 사실 100% 문자투표로 선정된 대상이라 MBC 수뇌부가 아닌 시청자들의 선택이 그였다고 봐도 무방한 상황. 그도 그럴 것이 이종석은 'W'에서 강철을 연기하며 시청률과 화제성, 연기력과 비주얼 모든 면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그의 대상 수상이 문제가 아니라 '몬스터'가 이날 시상식에서 외면받았다는 점이 시청자들을 뿔나게 했다. 심지어 '몬스터'의 주요 배우들은 대부분 시상식에 불참했는데 그래서인지 강지환, 정보석, 성유리 등은 후보에만 올랐을 뿐 트로피를 받지 못했다. 조보아 홀로 여자 신인상을 받으며 체면치레를 했다. 

무엇보다 강지환의 무관이 아쉽다.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6개월간 MBC의 월화 저녁대를 책임진 '몬스터'는 거대한 권력집단의 음모에 가족과 인생을 빼앗긴 한 남자의 복수극을 처절하게 담았다. 여기에서 강지환은 복수에 가득찬 남자 주인공 강기탄으로 완벽하게 분했다. 
50부작 내내 그는 열연을 펼쳤다. 눈을 잃고 구걸하며 살아가는 노숙자 인생부터 원수 앞에서 조아리는 비통함까지. 강기탄 캐릭터는 강지환이라는 배우의 옷을 입고 단연 돋보였다. 그의 복수가 성공할 때마다 시청자들은 함께 만세를 불렀고 시련이 닥칠 때마다 온몸으로 안타까워했다. 
강지환의 투혼이 빛을 발했다. 그는 실제로 개가 사용하는 밥그릇을 사용해 손으로 밥을 먹는 신을 연기했고 매회 영화를 방불케 하는 액션신을 소화했다. 실제로 촬영 중 화상을 입어 팬들을 안타깝게 하기도. 
그의 열연 덕분에 '몬스터'는 쟁쟁한 경쟁 월화극 사이 10%대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했다. '몬스터'는 당시 SBS '대박', '닥터스', '달의 연인', KBS 2TV '동네 변호사 조들호', '백희가 돌아왔다', '구르미 그린 달빛' 등과 경쟁했다. 
그런데 시청률이 부족해서였을까? MBC는 시상식에서 '몬스터'를 철저히 외면했다. 50회 가운데 무려 30회 이상을 밤새 촬영했고 이 기간 동안 장염, 화상, 교통사고까지 당했지만 괴물처럼 연기에 투지를 불태운 강지환을 버렸다. 
심지어 대상 후보에도 '몬스터' 배우들은 쏙 빠졌다. 강지환은 물론 그의 복수 대상인 변일재로 분한 정보석도 대상감이 분명했는데 어쩐 일인지 까마득하게 어린 후배들에게 후보 타이틀마저 양보해야 했다.
이 점에서 이번 '연기대상'이 '연기'가 아닌 '인기'로 수상자들을 선정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몬스터' 마니아들의 마음 속에는 이미 강지환과 정보석이 대상 트로피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진정한 연기 괴물은 이들이다. /comet568@osen.co.kr
[사진]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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